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돌아왔다. 올해 초 초연된 뒤 약 9개월만에 재연된 것.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재연된 만큼 보완할 부분을 다듬고, 장점은 업그레이드시켜 명작을 다시 살려냈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하 '바람사')는 동명의 영화를 기조로 하는 작품으로 남북전쟁이라는 격동기 속에서 살아나가는 네 연인의 운명과 사랑을 그리는 작품. 남북 전쟁을 둘러싼 원작의 장대한 스토리를 화려하고 웅장한 스케일과 예술적 무대 연출로 표현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뮤지컬 대작이다.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인 만큼 지난 '바람사' 초연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 명작의 감동을 간직하고 있는 관객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장대한 스토리를 무대 위에서 함축적으로 그리는데 있어 한계도 보였다.
이에 '바람사'는 재연에서 부족했던 점을 완벽하게 보완하기 위해 힘썼다. 불필요한 요소들은 걷어내고, 이야기의 개연성과 명작의 감성을 더욱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 각 인물의 성격을 더 확실하게 드러내기 위한 표현도 돋보인다.
스칼렛 오하라는 더욱 앙칼지고, 레트 버틀러 역시 그에 대적할만한 본능적인 내면을 더 드러낸다. 격식 차리지 않고,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변한 부분들이 인물의 개성을 더욱 살린다.
확실히 드라마적 요소도 강해졌다. 레트 버틀러와 딸 보니의 넘버를 추가하며 인물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 봤다. 보니 역을 연기하는 아역이 등장하며 초연에서의 어설펐던 부분이 보완됐다.
마지막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라고 외치는 스칼렛 오하라의 대사가 이해되는 것 역시 드라마적 요소가 강해져 가능하다. 그녀의 굴곡진 인생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성격이 공연 내내 효과적으로 표현돼 마지막 대사도 더 강하게 와닿는다.
초연의 아쉬움을 보완하며 '바람사'는 명작의 감성과 여운을 다시 살려냈다. 27곡의 넘버는 라이브 연주를 통해 더욱 웅장하고, 앙상블의 다양한 군무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명작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다소 유치한 가사는 여전히 아쉽다. 수정한 흔적이 보이지만 1차원적이고 감성적이지 못한 가사가 드라마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한다. 대사 역시 부분적으로 올드하다. 클래식 대작다운 감성적인 대사를 기대한다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남녀의 감성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불편함도 있다. 고전을 따르고자 하는 부분이겠지만 남자와 여자의 심리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불편한 지점들이 간혹 있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을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부분이 오히려 인물의 감성을 고스란히 이해하는데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김지우는 앙칼지면서도 씩씩하게 인생을 살아 나가는 스칼렛 오하라 역에 딱이다. 윤형렬 역시 레트 버틀러에 제법 어울린다. 마마 역 최현선의 가창력 역시 돋보인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공연시간 165분. 오는 2016년 1월 31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070-4489-9550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공연 이미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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