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은 3연패를 탈출했다.
상대적으로 KT의 최근 흐름이 너무 좋지 않았다. KT는 본래 전력이 약한데다 조성민의 부상 공백, 마커스 브레이클리의 슬럼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은 심스를 제외하곤 전 포지션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한다. 애당초 오리온은 신장 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손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게임이었다.
오리온도 흐름이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애런 헤인즈 이탈 후 10경기서 2승8패로 추락했다. 돌파 후 파생되는 찬스를 외곽포로 연결하는 유기적인 흐름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승현의 상대 장신외국선수 수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슛 컨디션마저 하락세를 탔다. 결국 공수 밸런스와 조직력이 완벽히 무너졌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승수보다도, 오리온 특유의 공수 컬러를 회복할 조짐을 보였다는 게 눈에 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가 두 외국선수 제스퍼 존슨과 조 잭슨, 토종 에이스 이승현이다.
사실 그동안 이들은 좋지 않았다. 대체 외국선수 존슨은 기본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3쿼터가 되면 백코트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날카로운 외곽포와 남 다른 패스센스를 갖고 있지만, 돌파 후 국내선수들의 빼어난 외곽 찬스를 살려줄 수 있는 타입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국내선수들과 융화가 되지 않았다. 잭슨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KBL에 많이 적응했지만, 여전히 겉도는 경향이 있었다. 드리블이 길어 좋은 공격밸런스를 무너뜨렸고, 무리한 공격으로 추일승 감독을 곤혹스럽게 했다. 공격에서 국내선수들과 융화가 되지 못하면서 작은 신장으로 인한 앞선 수비 약점도 크게 표시가 났다.
이승현은 좀 다른 케이스. 리바운드, 외국선수 수비 등 남다른 센스와 파워로 입단 2시즌만에 오리온 실질적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최근 좋지 않았다. 헤인즈 이탈 후 외국선수를 온전히 홀로 40분 내내 맡느라 체력이 바닥났고, 슛 밸런스마저 흔들렸다.(헤인즈는 파워는 떨어지지만 센스 있는 골밑 수비수다. 이승현과의 궁합이 좋았다) 결국 최근에는 몸이 좋지 않아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일거에 살아났다. 이승현은 브레이클리를 1대1로 능숙하게 막아냈고, 심스를 막아내는 과정에선 동료의 더블팀 도움을 받았다. 고비마다 리바운드 장악능력도 발휘했다. 존슨은 몸 상태 자체가 많이 살아났고, 오리온 시스템에 많이 적응했다. 확실한 찬스가 날 때만 외곽슛을 던졌고, 골밑을 적극적으로 파고 드는 모습도 돋보였다. 리바운드와 골밑 득점도 해냈다. 잭슨은 이들을 잘 조율했고, 무리하지 않는 슛 셀렉션이 돋보였다.
결국 오리온 특유의 공수 컬러가 살아났고, 3연패 탈출과 동시에 팀 분위기도 일거에 끌어올렸다. 이날 기록은 잭슨이 23점 5어시스트, 존슨이 18점 9리바운드, 이승현이 15점 9리바운드. 하락세의 오리온이 반전 기회를 잡았다.
[위에서부터 이승현, 잭슨, 존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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