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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 이후 수 년 간 '대호'에만 매달렸다. 과거 써놓은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기에 앞서, 거듭 수정작업을 거쳤고 캐스팅, 그리고 최대 난관인 호랑이를 CG로 표현하는 일까지 손수 모든 걸 했다.
징그러울 정도 호랑이를 많이 쳐다봤겠다는 말에, 박훈정 감독은 "어휴, 정말 힘들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쓰고 나올 때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또 본격적으로 준비해서 대본이 나오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무려 8년이라는 인고의 시간 끝에 탄생한 것.
"사실 평소에 좋아하는 장르나 성향의 작품도 아니었고 정반대 지점에 있는 작품인데, 2년 동안 여기에만 매달려있으니까 진짜 힘들었어요. 작품 자체도 너무 힘들었고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엇어요. 특히나 CG로 표현된 영화라 하면, 관객들의 할리우드 편견이 심하잖아요. 1000억 넘게 제작비가 들은 할리우드 CG에 눈높이가 맞춰있는데, 그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지가 정말 부담됐어요."
박훈정 감독은 오히려 '신세계2'를 했다면 쉬웠을 거라고 말했다. 박훈정 감독이 좋아하는 장르에,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과의 조우, 그리고 CG로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믿고 보는 '신세계2'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신세계2'를 잠시 내려놓고 어려운 길인 '대호'를 택했고 관객들 앞에 선을 보였다.
"'히말라야'에 출연한 황정민과 인터뷰 오면서도 통화를 했어요. 정말 얄궂죠.(웃음) 어떻게 이렇게 같은 날 개봉을 하는지요. 안타까운 것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작품인건데, 점점 영화를 상품으로만 평가한다는 거예요. 상품으로만 생각하니까 경쟁이지, 작품으로 봤을 때는 서로 응원하고 칭찬받아야할 영화죠."
한국 영화에 전례없는 호랑이 CG의 성공적인 구현으로, CG의 레퍼런스를 만든 박훈정 감독은 "CG를 응용할 다른 작품은?"이라는 마지막 질문에 "이런 걸 또 하라고? 어휴, 못해"라며 손사래를 쳤다.
['대호' 박훈정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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