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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스타워즈’의 포스도 한류 앞에선 힘을 잃었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현재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장악하고 있다. 개봉 첫 주말 세계적으로 5억 2,900만 달러(한화 6,228억 9,750만 원)를 벌어들여 지난 6월 ‘쥬라기월드’가 세운 5억 2,400만 달러(한화 6,170억 1,000만원) 기록을 넘어섰다.
그러나 한국에선 ‘히말라야’를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지난 16일 개봉한 ‘히말라야’는 개봉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189만명을 동원했다. 17일 개봉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126만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스타워즈’가 힘을 못 쓰는 또 다른 국가는 베트남이다. 현재 베트남 극장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를 베트남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내가 니 할매다’이다. 이 영화는 2주 연속 흥행 정상에 오르며 ‘스타워즈’의 포스를 차단했다.
11일 베트남 전역 80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3일 동안 56만 3,203달러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했다. 2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13만 8,675 달러)와 3위 ‘하트 오브 더 씨’(13만 5,431 달러)의 스코어를 4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가 개봉한 2주차에도 흔들림없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내가 니 할매다’는 2014년 1월 한국에서 개봉해 865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수상한 그녀’의 베트남판 리메이크작. CJ E&M과 베트남 제작사 HK Film이 공동 기획 제작해 베트남 영화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스무살 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가 난생 처음 누리게 된 전성기를 그린 판타지 휴먼 코미디다.
베트남 최초의 온라인 영화제를 창설하며 베트남 영화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판씨네(Phan Gia Nhat Linh) 감독의 데뷔작으로 가수 겸 배우 미우레(Miu Le)와, 베트남 대표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은 후비반(Hua Vi Van), 가수, MC로 활동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 응오키엔휘(Ngo Kien Huy)가 주연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두 영화 모두 공교롭게 CJ E&M 작품이다. CJ E&M은 해외 영화시장 진출 전략인 ‘원소스멀티테리토리(One Source Multi Territory)’ 모델(한 가지 소스를 모티브로 하여 국가별로 현지화 과정을 거쳐 개봉하는 방식)로 한류영화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한류가 아시아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히말라야’는 실화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감동을 담아낸 점이 국내 팬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가 니 할매다’ 역시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여 공감할 수 있는 독특한 소재에 베트남만의 전통과 가치를 담아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히말라야’와 ‘내가 니 할매다’의 흥행 성공은 자국민의 정서에 맞는 영화를 완성도 높게 만들면 수천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할리우드 영화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히말라야’ ‘내가 니 할매다’ 포스터]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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