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 겨울, 2015년 한 해를 따뜻하고 달달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조선마술사’를 추천한다.
‘조선마술사’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유승호가 마술사 환희 역을 맡았다. 개봉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드라마로 먼저 복귀했지만 전역 후 첫 연기는 ‘조선 마술사’가 처음이었던 유승호는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를 선보인다. 심지어 전역한지 3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촬영이 들어갔음에도 풋풋한 로맨스 연기로 미소 짓게 한다.
고아라는 환희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명 공주로 분했다. 그는 청나라가 왕자의 첩으로 삼을 조선의 공주를 요구하자 하루아침에 공주 신분이 돼 청나라로 팔려가게 된 비운의 여인이다. 고아라가 상처 입은 모습부터 유승호와의 사랑에 들뜬 모습까지 기대한 만큼 자신의 몫을 해낸다.
‘조선마술사’라는 제목 때문에 마술이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 영화에서는 시선을 뺏기지 않을 정도로만 활용됐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은 마술이 아닌 유승호와 고아라의 러브스토리다. 두 사람은 흡사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비주얼로 눈길을 사로잡는데, 꿀 케미가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오글거리는 대사나 상황도 유승호, 고아라이기 때문에 용납 가능하다.
아름다운 미쟝센과 조연들의 명품 연기도 ‘조선 마술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조선마술사’는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고창 청보리밭, 양평 설매재, 화순 적벽 등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담아냈다. 여기에 물랑루와 이국적 의상들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물랑루는 제작비만 무려 7억이 든 대형 세트로, 그만큼의 돋보적 화려함을 자랑한다.
영화 속 달달함을 유승호와 고아라가 책임진다면 적재적소에서 웃음과 긴장 등을 담당하는 건 명품 조연들이다. 귀몰 역의 곽도원은 환희에게 원한을 가진 인물로, 등장만으로도 긴장감을 조성한다. 청명공주의 호위무사 안동휘 역의 이경영은 충직한 신하의 모습에 의외의 몸개그(?)로 진중함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또 환희의 의누이이자 눈이 먼 기생 보음 역을 맡은 조윤희는 섬뜩한 모습 등으로 연기 변신을 알렸다. 여기에 기탁 역을 맡은 박철민이 특유의 입담과 감초 연기로 ‘조선마술사’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외에도 조달환 등 무대 뒤에서 마술장치 때문에 용쓰는 인물들의 고군분투가 영화 속 깨알 웃음을 책임진다. 오는 30일 개봉.
[영화 ‘조선마술사’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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