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돌아왔다. 지난 해 초, 재연에서 평범함 그 언저리를 노래하며 관객들을 힐링시켰던 '넥스트 투 노멀'은 이번 삼연을 통해 작품을 기다렸던 관객들을의 마음을 다시 어루만지고 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하 '넥투노')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마음 속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굿맨 패밀리' 가족 구성원들의 아픔과 화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극중 엄마 다이애나는 과대망상증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댄은 그런 아내를 살뜰히 돌보며 예전으로 돌려놓으려 한다. 이를 지켜보는 딸 나탈리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남자친구 헨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비밀을 가진 아들 게이브가 있다.
'넥투노' 속 가족은 상처 투성이다. 평범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과거에 얽매여 있는가 하면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인생을 살아 왔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사실은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 그저 평범하고 싶고, 평범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결국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던 가족들은 폭발하고 만다. 서로의 상처가 드러나고 아파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아프고 눈물을 흘린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했던 행동들은 결국 이들의 상처를 더 아프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들은 '가족'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아픔을 드러낼 수 있고, 함께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극 말미 다이애나를 이해하지 못하던 나탈리 역시 엄마의 고백에 마음을 연다.
이 때 '넥스트 투 노멀'이 전하는 메시지가 드러난다. 나탈리만은 평범하게 살기 바랐다는 다이애나에게 나탈리가 "평범 같은건 안 바래. 그건 너무 멀어. 그 주변 어딘가면 괜찮아. 평범함 그 주변 어디 거긴 가보고싶어. 그 근처 어딘가면 견딜게"라고 노래하는 것.
결국 이들이 원하는건 남들이 보기에 평범한 모습이 아니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저 평범함 그 언저리라도 가족을 위해서라면, 또 가족과 함께라면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아픔을 노래하지만 결론은 치유다.
확실히 서툴다. 외면하려 하고 부정하려 한다. 그러나 가족들은 결국 서로 이어져 있다. 서로의 치유를 바란다. 그렇다고 치유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바라봐주고, 믿어줄 뿐이다. 평범함 그 언저리에서 만나고 싶어 한다. 그곳에서 치유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넥투노'는 이런 메시지를 특유의 무대 디자인과 록 뮤지컬 넘버로 표현한다. 3층 구조의 무대는 각 인물들이 머무는 장소 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감까지 표현한다. 군더더기 없이 표현된 무대가 인물의 동선이 더욱 돋보이고 무대 활용도가 극대화된다.
무대에 배우들과 함께 존재하는 밴드의 라이브 연주 역시 듣는 재미를 더한다. 이와 함께 배우들의 가창력은 폭발한다. '그저 또 다른 날', '넌 몰라', '슈퍼보이와 투명소녀', '빛', '어쩜', '완벽한 짝', '망각의 노래', '난 살아있어', '좋아질거야', '그날을 어찌 잊어' 등 앞선 공연을 통해 이미 인정 받은 넘버는 대표곡을 뽑을 수 없을 정도로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사실적인 가사가 인물의 내면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뚜렷한 개성과 관점을 보여주는 만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도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초, 재연부터 함께 해온 배우들의 작품 해석력은 더 깊어졌고, 새로 합류한 배우들은 신선함을 더한다. 연기력과 가창력을 고루 갖춘 배우들의 호흡이 관전 포인트다.
인물들의 의상 색깔을 눈여겨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들의 심리 및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등이 의상 색을 통해 표현된다.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소리 또한 연주 외에 듣고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공연시간 140분. 오는 2016년 3월 13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문의 02-3210-9754.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공연 이미지. 사진 = 프레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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