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김구라의 대상, 더 박수 받는 이유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개그맨 김구라가 데뷔 22년 만에 처음으로 대상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29일 2015 MBC방송연예대상은 대중의 예상대로 김구라가 주인공으로 호명됐다. 누구보다 올 한 해 MBC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한 김구라다.

'라디오스타'는 김구라가 상징이다. 수상 소감에서 김구라도 '라디오스타'를 자신의 '심장'에 비유할 정도다. 방송사를 막론하고 최근 토크쇼가 잇딴 침체의 늪에 폐지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라디오스타'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건 '독설 화법'의 1인자 김구라의 존재 때문이다. '김구라라면 물어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라디오스타'에 질리지 않고 시청자들이 빠져들게 한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선 매주 주제를 달리하며 네티즌과 적극 소통하는 방식으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복면가왕'에선 날카로우면서도 때로는 엉뚱한 추리로 가면 뒤 정체를 밝히는 재미에 시청자들도 동참하게 만들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MBC가 올해 내놓은 최고 히트작이란 점에서 김구라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공황장애 사실을 고백한 데다가 올해 개인적으로 힘든 가정사를 겪는 등 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됐음에도 늘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 점이 높이 평가 받을만했다.

대상 발표 직전까지도 자신보다는 같이 후보에 오른 개그맨 유재석의 수상을 바랐던 김구라는 트로피를 받은 후에도 유재석을 향해 "방송에서 제가 항상 헐뜯고 그런 얘기를 종종했지만 예능인으로 경외감을 느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지만, 역설적으로 수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며 대상 수상이 "제 방송 생활을 규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적지 않은 분들이 제 방송 방식에 동의하지 않고,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제가 과거에 했던 잘못들은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특히 자신을 "방송계 문제적 인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향해 대상 수상이 "여러분 덕분이다. 진심이다"고 고마워했다.

[사진 = MBC 제공-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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