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그로저 공백은 (김)명진이로 메울 겁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의 출국에 앞서 이 같은 계획을 내놓았다. 그로저는 올림픽 예선 출전차 독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음 경기인 천안 현대캐피탈전까지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 공교롭게도 상위 3팀인 OK저축은행,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을 차례로 만나는 일정. 치명타였다. 임 감독은 "1승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바람이 이뤄졌다.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1-25 25-15 25-22 15-12) 대역전승을 거뒀다. 첫 두 세트를 내줬을 때만 해도 승부가 기울어진 듯했으나 특유의 집중력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로저의 자리에 들어간 김명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김명진은 라이트로 선발 출전해 블로킹과 서브득점 하나씩 포함 21득점 공격성공률 48.71%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세트에만 10점을 따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어려운 경기 이겨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부담이 컸지만 (이)선규 형, (유)광우 형이 많이 격려해주셨다"며 공을 돌렸다.
출전 기회가 적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레오의 포지션은 레프트였다. 라이트 김명진에게도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지난해 3월 8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2점을 폭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로저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좌절감을 느낄 만 했으나 연습을 쉬지 않았다. 그는 "비시즌 내내 라이트에서 연습 많이 했다. 광우 형이 잘 맞춰줘서 공격 잘하고 있다. 연습 때는 더 잘한 적도 많다.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 그로저도 라이트라 내가 출전할 기회 많지 않았는데, 언제 또 들어갈지 모르니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명진은 "그로저와 포지션이 겹쳐 필요 없는 선수가 되겠구나 생각했다"면서도 "감독님께서 연습 많이 시켜주시고, 자신감을 심어주셔서 좌절감은 느끼지 않았다"며 웃었다. 임 감독은 "(김)명진이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우리 팀에서 이단 연결을 제대로 때릴 수 있는 토종 선수는 명진이뿐이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명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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