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16년. 삼성에 대한 관심은 예년과는 좀 다르다.
최근 몇 년간은 삼성이 정상을 수성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삼성이 순위다툼에서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느냐로 초점이 이동했다. 올 시즌 KBO리그 순위다툼은 삼성이 주도했던 지난 4~5년과는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추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구단은 1일자로 제일기획으로 이관됐고,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FA 박석민과 효자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를 내보냈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시인한 임창용은 방출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윤성환과 안지만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대신 효율적인 투자와 그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변신을 꾀하는 시즌이다.
그래도 KBO리그 현실상 순위다툼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누가 봐도 삼성은 대대적인 리빌딩이 필요하다. 그러나 구단과 현장에서 공식적으로 리빌딩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순위다툼과 리빌딩을 분리하는 건 한국정서상 쉽지 않다) 올 시즌 삼성은 뉴 페이스들을 대거 발굴하면서 성적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절대강자가 아닌 삼성은 선두다툼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타선은 여전히 괜찮다
박석민과 나바로가 퇴단했다. 그러나 삼성 타선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기존 주전들이 고스란히 버티고 있다. FA 이승엽을 잡았다. 내야는 확실히 약해졌지만, 외야에는 최형우 박한이 박해민 배영섭 멀티요원 구자욱 등 여전히 리그 최강급 구성. 이지영과 이흥련이 버티는 포수진도 리그 평균 이상이다.
새 외국인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주전 3루수가 유력하다. 발디리스가 박석민과 나바로 활약의 7~80%만 해내더라도 삼성타선으로선 전체적인 위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결국 주전 2루수 선정이 관건이다. 부상에서 회복해야 할 조동찬과 김태완의 정상 가세가 중요하다. 김태완의 경우 건강할 경우 수준급의 장타력과 결정력을 뽐낼 수 있는 자원. 발디리스, 김태완, 조동찬이 동반 부진 혹은 부상에 시달리지 않는 한 올 시즌 삼성 타선은 2014년~2015년보다 약간 떨어진 수준에서 리그 정상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순위하락? 마운드가 관건
결국 올 시즌 삼성 성적은 마운드가 열쇠를 쥐고 있다. 일단 마무리 투수를 찾아야 한다. 올 시즌 최대 숙제다. 장기레이스는 마운드 싸움이라는 건 수년간 증명됐다. 특히 KBO리그처럼 타고투저리그는 언제든 역전승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뒷문의 중요성은 너무나도 크다. 그런 점에서 임창용 공백은 너무나도 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빠른 공을 던지는 차우찬이 마무리를 맡았다. 그러나 차우찬을 장기레이스에 풀타임 마무리로 쓰는 것도 위험부담이 있다. 선발진에서 윤성환이 이탈할지도 모른다. 차우찬이 풀타임 마무리로 시즌을 치러본 경험도 없다. 다만, 다른 대안이 없다면 차우찬도 마무리 후보가 될 수는 있다. 외국인투수 앨런 웹스터, 콜린 벨레스터는 선발진에 합류한다.
혹시 모를 윤성환과 안지만 공백에도 대비해야 한다. 두 사람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은 뒤 만약 유죄가 인정된다면 올 시즌 정상적으로 뛰는 건 쉽지 않다. 결국 삼성은 풀타임 선발투수와 메인 셋업맨을 내부적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삼성은 지난 수년간 타선에 비해 마운드에서 뉴 페이스가 튀어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에도 그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순위다툼서 고전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중위권이냐, 상위권 다크호스냐는 결국 이 지점에서 결정될 수 있다.
삼성은 2010년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세대교체와 주전들의 부상 여파로 5위에 그친 뒤, 사실상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타선에서 신명철과 강봉규가 분전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정인욱을 건져냈다. 그 결과 리빌딩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SK와 선두다툼까지 벌였다. 2010년의 반전이 없었다면 통합 4연패, 정규시즌 5연패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삼성의 2016년은 또 다시 반전이 필요한 시즌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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