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전설' 조석재가 말하는 전북 그리고 바디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조석재(23)의 이름 앞에는 항상 ‘임대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년 연속 임대 신분으로 시즌을 맞이하는 조석재에게 전북 그리고 제이미 바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6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2016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전남 드래곤즈 출정식에서 조석재를 만났다. 새로운 팀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조석재는 “감독님부터 형들까지 먼저 말을 걸어주시며 관심을 주셨다. 전남에 온 지 이틀 정도 됐는데 이런 대우를 처음 받아서 너무 행복하다”며 웃었다.

2015년 자유계약으로 전북에 입단한 조석재는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충주로 임대를 떠났다. 한 창 성장할 시기에 중요한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충주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한 조석재는 19골 5도움을 기록하며 챌린지(2부리그) 득점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꼴찌 충주에서 조석재가 쓴 ‘임대전설’이다.

충주에서의 성공은 전북의 복귀를 의미했다. 하지만 전북은 또 한 번 조석재의 임대를 추진했다. 전남에서 이종호, 임종은을 영입하면서 조석재를 대체하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조석재는 다시 ‘임대성’이 됐다.

조석재는 “기사를 통해 이적 소식을 접했다. 구단의 결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오히려 전남에서 완전 이적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단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내가 잘하면 기회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작년처럼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놓고 드러내진 않았지만 전북에 대한 섭섭함과 전남에 대한 고마움이 공존했다.

어쨌든 조석재는 이제 ‘광양 루니’로 불렸던 이종호를 대체해야 한다. 조석재는 “이종호 선수를 대신해서 왔기 때문에 그만큼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공격포인트 10개다. 작년 충주에서도 10개를 잡고 달성한 뒤 점차 늘렸다”고 말했다.

챌린지와 클래식은 다르다. 하지만 조석재는 아드리아노를 언급하며 자신도 충분히 클래식에서 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아드리아노는 챌린지에서 많은 골을 넣고 서울에 가서도 더 많은 골을 넣었다. 작년에 아드리아노를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챌린지도 상위권 팀은 만만치 않다. 그런 팀들을 상대로 골을 넣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석재는 잉글랜드 레스터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바디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8부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신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힘든 시기가 있지만 노력하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스토리가 좋았다”고 말했다.

조석재도 바디 같은 발전하는 선수가 되길 원했다. 그는 “공격수를 계속했지만 대학때는 많은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골을 넣으면서 점차 자신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문전에서 여유를 가지게 됐다.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이전에는 공을 갖다 줬는데 이제는 빈 공간도 보이고 여유가 생겼다. 공격수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골키퍼보다 항상 더 급했다. 충주에서 그 부분이 발전됐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에 대한 꿈도 잊지 않았다. 조석재는 2013년 U-20 월드컵 8강 주역이다. 당시 멤버들이 류승우(레버쿠젠), 권창훈(수원), 김현(제주), 연제민(수원), 심상민(서울) 등이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 도하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에는 나서지 못했다.

조석재는 “U-20때는 자주 대표팀에 발탁됐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님이 오신 뒤로는 못 갔다. 제주도 전지훈련에 처음 소집됐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내 스스로 관리가 부족했다. 감독님도 체중을 줄이라고 미션을 주셨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