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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무림학교'가 방송 1회만에 이른바 '병맛' 드라마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절로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유치한 대사부터, 어디선가 본듯한 설정까지 그리 경쟁력이 있어 보이진 않지만, 왠지 모르게 끌린다는 의미다.
지난 11일 KBS 2TV 월화드라마 '무림학교'(극본 김현희 양진아 연출 이소연 제작 제이에스픽쳐스) 첫 회에서는 대세 아이돌그룹 뫼비우스의 리더이자 천재 작곡가인 스타 윤시우(이현우)와 상해그룹 회장의 아들 왕치앙(이홍빈)이 무림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윤시우는 이명을 고치기 위해, 왕치앙은 아버지의 강요 때문에 무림학교를 찾았다. 두 사람의 강렬한 첫 만남 역시 눈길을 끌었다.
심순덕(서예지)은 생계를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억척녀다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윤시우의 콘서트 현장 앞에서 감자떡을 팔기도 하고, 밤에는 치킨 배달까지 뛰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연히 위기에 처한 윤시우를 구했고,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한 왕치앙도 구했다.
첫회에서 등장한 기본적인 설정들만 놓고 보자면 다음과 같다. ▶ 사고뭉치 재벌 2세가 아버지의 강요로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 여기에 물론, 재벌 2세는 적자가 아닌 서자다. ▶ 최고의 아이돌 가수에서 소속사의 계략으로 한 순간에 추락한 남주인공. 원인 모를 이명현상을 고치기 위해 무림학교를 찾았다가 무예를 익힐 예정. ▶ 어려운 생계에도 밝고 긍정적인 전형적인 들장미 소녀 캔디같은 여주인공. 우연히 만난 두 남자 주인공과 삼각 로맨스를 그릴 예정. ▶ 그 밖에 이야기 전개를 위해 필수적인 감초같은 등장인물들 다수 등장 예정.
이 뿐만이 아니다. 극중 주인공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마치 배우들이 발연기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학원물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특히 황선아(정유진)가 윤시우(이현우)를 구하는 장면에서 "귀를 고치고 싶으면 무림학교로 와"라는 대사는 벌써 네티즌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돼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 중이다.
비록 이런 설정과 대사들이 '병맛'이라는 오명을 붙여줬지만, '무림학교'는 드라마 자체가 주는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인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묘하게 끌린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림학교'를 향한 이러한 호감이 반감이 되지 않게 하려면, 기존 '학교' 시리즈에서 보여준 뻔한 전개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 중인 동시간 경쟁 드라마들의 틈바구니에서 '무림학교'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림학교' 포스터. 사진 = JS 픽쳐스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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