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FA 시장에서 43억원을 사용했다.
3명이 FA시장에 나왔다.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이었다. 김현수와는 결별했고, 오재원을 4년 38억원(계약금 12억원+연봉 5억5000만원, 인센티브 4억원), 고영민을 1+1년 5억원(계약금 없음+연봉 1억5000만원, 인센티브 2억원)에 붙잡았다.
결국 두산이 FA에게 지불하는 최다금액은 43억원이다. 어지간한 FA 최대어 1명의 몸값총액이 80~100억원을 육박하는 시대다. 물론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김현수가 두산 잔류를 택했다면 두산도 100억원 수준(혹은 그 이상) 베팅을 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FA 시장에서 두산의 지출은 합리적으로 이뤄졌다.
▲인프라코어 사태
두산 그룹 계열사 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연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인프라코어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어쩔 수 없이 단행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신입사원까지 포함했지만, 여론이 악화되면서 1~2년차 신입사원에 대한 희망퇴직은 철회했다.
넥센을 제외한 국내 모든 야구단은 모기업에 운영비를 받아서 한 시즌을 운영한다. 엄밀히 말하면 두산 야구단은 인프라코어 사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하지만, 몇몇 야구관계자는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계열사 전체적으로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야구단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삼성만 해도 계열사 전반적으로 긴축경영을 하면서 스포츠단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결과적으로 인프라코어 사태가 두산의 FA 3인방 계약협상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친 건 아니다. 어차피 두산은 김현수가 잔류를 선택할 경우 투자를 각오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빠져나가면서 두산의 FA 지출이 줄어든 건 분명한 사실이고, 두산도 그룹 분위기에 따라 합리적인 투자로 방향을 결정한 건 사실인 듯하다. 두산은 애당초 외부 FA 영입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적절한 대응
두산은 오재원과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에 협상테이블을 차리지 못했다. 오재원이 프리미어12 직후 논산훈련소에서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았기 때문. 그런데 이 기간 대부분 FA 대어들이 둥지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FA 시장 과열흐름이 완화됐다. 두산은 타 구단들이 오재원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흐름을 파악, 오재원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발 빠르고, 수비력이 좋고, 타격 정확성과 일발장타력까지 갖춘 오재원은 매력적인 2루수다.
두산은 결과적으로 오재원에게 4~50억원도 쓰지 않는 선에서 붙잡았다. 최근 과열된 FA 몸값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지출이었다. 시기적으로도 두산이 많은 금액을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 오재원 역시 "두산 이외의 팀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며 친정에 남았다.
고영민과의 계약은 애당초 두산이 칼자루를 쥐고 있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는 고영민은 풀타임 활약이 불가능한 내야수. 최근 수년간 팀 공헌도가 높지 않았다. 두산은 2015년이 가기 전 주전 2루수 오재원을 붙잡으면서 굳이 고영민과의 계약에 올인할 이유도 없었다. 백업 내야수로서의 가치는 충분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대체자를 육성할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고영민에게 최대 5억원만 사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영민은 불리한 입장이었다. KBO 유권해석 결과 1월 15일 이후에도 고영민은 FA 계약만 체결할 수 있는 신분이고, 두산을 제외한 타 구단은 보상선수와 보상금액을 내줘야 할 상황이었다. 결국 두산은 합리적인 투자를 통해 고영민을 미아로 내치지 않는 동시에, 보험용 내야수를 확보했다.
두산의 이번 FA 시장 행보는 장원준 1명에게 84억원을 지불한 1년 전과는 사뭇 달랐다. 3명 중 어쩔 수 없이 1명을 보냈고, 나머지 2명을 장원준 계약규모의 2분의 1만 쓰고 붙잡았다. 이번 선택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현 시점에서는 합리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2016시즌 성적으로 최종 평가를 받는다.
[오재원(위), 고영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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