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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형수야, 서 있는 게 힘들다."
신한은행 정인교 전 감독은 10일 삼성생명전 도중 자진사퇴를 결심한 것 같다. 신한은행은 그날 49-77로 패배하면서 구단 창단 최다연패 신기록을 이어갔고, 구단 창단 최다 점수차 패배 굴욕을 맛봤다. 그리고 순위가 5위까지 추락했다. 이후 경쟁 팀들이 물고 물리면서 공동 4위로 올라왔지만, 통합 6연패를 자랑하는 명문구단 위상은 추락한 지 오래다.
신한은행은 그날 전반전에 단 14득점에 그쳤다. 정 전 감독은 2쿼터 작전타임 중 선수들에게 "책임은 내가 질테니 너희는 그저 최선을 다해라"고 했다. 정황상 그때 자진사퇴를 결심한 듯하다. 하프타임 때 정 전 감독은 전형수 수석코치에게 "형수야, 서 있는 게 힘들다. 미안하다"라고 했다.
전형수 감독대행은 14일 KDB생명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전 감독대행은 "감독님이 연패 기간에 많이 힘들어하셨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마음이 무겁다. 감독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책임이 있다. 선수들도 침통한 분위기다"라고 했다.
정 전 감독은 삼성생명전 직후 선수들에겐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떠나기 전에도 선수들에겐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만 했다. 정 전 감독은 11일 구단에 사퇴의사를 밝혔고, 전형수 수석코치와 이민우 코치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리고 12일부터 전 감독대행이 선수단 훈련을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정 감독을 뜯어말렸으나 결국 12일 사퇴 보도자료를 돌렸다.
전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우리도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감을 갖고 뛰자고 말했다"라고 했다. 이어 "올스타브레이크에 팀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겠다. 감독님이 해왔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수비에서 좀 더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커리에게도 선수들에게 인상 좀 쓰지 말라고 충고했다"라고 털어놨다.
전 감독대행에게 용기를 준 지도자도 있었다. 그의 현역 마지막 팀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이었다. 베테랑 지도자 추 감독은 전 감독대행에게 "심플하게 가라. 그리고 책임감을 부여해줘라"고 조언했다. 추 감독의 조언을 새긴 전 감독대행은 침통한 표정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인교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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