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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 1초도 버리고 싶지 않다."
손연재(연세대)가 올림픽 시즌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일 국가대표 1차선발전서 올 시즌 프로그램 베일을 벗었다. 손연재는 2014년과 2015년에는 프로그램 난도를 톱 랭커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난도 업그레이드와 함께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손연재는 후프 17.850점, 볼 17.750점, 곤봉 18.000점, 리본 17.700점으로 합계 71.300점을 받아 1차선발전 1위를 차지했다. 어차피 손연재에게 국내대회 순위와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이날 손연재는 철저히 리우올림픽에 초점을 맞췄다. 바뀐 프로그램의 수행능력을 점검하는 성격이 강했다. 손연재는 두 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포에테 피봇
손연재의 주요 무기 중 하나는 포에테 피봇. 한쪽 다리를 축으로 삼아 다른 쪽 다리를 올린 뒤 몸 전체를 회전하는 동작이다. 손연재의 최대강점. 그런데 이날 손연재는 포에테 피봇을 할 때 들어올린 다리를 곧게 세웠다. 이제까지는 들어올린 다리를 굽힌 상태에서 몸을 회전했다면, 이날 손연재의 포에테 피봇에는 변화가 있었다. 손연재는 "그렇게 해야 점수를 많이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손연재의 최종목표는 리우올림픽 개인종합 메달 획득이다. 4년 전 런던올림픽(5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현실적인 목표. 사실 금메달은 쉽지 않지만, 메달 자체를 획득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세계 톱랭커들과의 순위싸움은 미세한 점수 차로 결정된다. 손연재가 작은 동작 하나를 수정하면서 점수를 더 받으려고 하는 건 의미 있는 노력이다.
▲댄싱스텝
손연재의 최대장점 중 하나는 표현력. 러시아 등 유럽 톱랭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성과 탄력 등 운동능력은 약간 떨어진다. 그러나 손연재의 표현력은 이미 세계 정상급이다. 손연재가 유럽 톱랭커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이었다. 그 중에서도 경쾌한 스텝과 풍부한 표정 연기는 백미다.
손연재는 올 시즌 전 종목 모두 댄싱스텝을 넣었다. 말 그대로 춤추는 듯이 놓는 스탭이다. 손연재 특유의 표현력이 가미돼 흥미를 낳았다. 장점인 표현력을 극대화, 최대한 많은 점수를 따내고 싶은 열망에서 비롯됐다. 손연재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해 댄싱스텝을 많이 넣었다"라고 했다.
▲여전한 고민
손연재는 "작품성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후프와 볼에선 자잘한 실수가 나오며 완벽한 연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곤봉은 18.000점을 받았지만,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손연재의 자평. 손연재는 올 시즌 일렉트로닉 장르의 올 어보드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음악을 바꾸면서(라틴댄스 장르의 오예 네그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연기에 맞게 편곡도 좀 더 해야 한다"라고 했다.
손연재는 "1월에 경기를 해본 건 처음이었다. 국제대회(모스크바 그랑프리, 월드컵시리즈, 아시아선수권, 리우올림픽)를 앞두고 좋은 경험을 쌓았다"라고 했다. 올림픽이란 거사를 앞뒀지만, 손연재는 2월 말 모스크바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3월 핀란드 월드컵 포함 약 10개 정도의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는 경기감각 유지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리우올림픽에 맞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다.
[손연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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