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플레이오프서는 당할 것 같지 않아요."
올 시즌 KGC의 팀 컬러는 공격적인 수비다. 앞선에서 적극적으로 상대의 공을 빼앗는 수비를 펼친다. 디나이 디펜스(볼을 잡지 못하도록 미리 패스를 차단하는 수비)는 물론, 기습적으로 트랩이나 런&점프 디펜스로 상대의 공을 빼앗는 데 능하다.
많은 파울의 위험성, 많은 체력 소모의 불리함이란 부작용이 있다. KGC가 리그에서 가장 풍부한 선수층을 자랑한다고 해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정규시즌서는 효과를 봤다. KGC는 올 시즌 369개의 스틸로 리그 1위를 달린다. 스틸에 이은 손쉬운 속공 득점을 올리는 게 또 하나의 공격루트. 덕분에 팀 평균득점도 82.4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린다.
▲공격적 수비의 딜레마
그런데 시즌 중반 이후 KGC의 공격적 디펜스는 그렇게 눈에 띄는 옵션은 아니다. 주요 선수들의 몸 상태가 KGC의 최대 변수다. 1대1 수비력과 팀 디펜스 조율 능력까지 갖춘 리그 최고의 수비수 양희종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올 시즌 내내 그랬는데, 23일 삼성전서 본래 좋지 않았던 목을 다시 한번 다쳤다. 결국 24일 동부전서 결장했다.
KGC의 공격적인 디펜스는 일종의 팀 디펜스다. 1~2명이 잘해서 되는 건 아니다. 김승기 감독은 "박찬희는 뺏는 수비가 좋고, 이정현은 로테이션 수비 이해도가 높다. 희종이는 둘 다 되는 수비수"라고 했다. 팀 디펜스의 중심을 잡아주는 양희종의 컨디션 난조는 KGC로선 큰 타격.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준비도 해야 한다. 무리하게 기용할 수 없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에 들어선 상황(공동 3위, 7위 KT에 7.5경기 리드). 주전들의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더라도 정규시즌서 사용했던 공격적 수비를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선 상대 팀들이 그렇게 많이 당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는 하루 쉬고 하루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 매 경기 집중도가 높다. 정규시즌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더 크다. KGC가 멤버들을 돌려가며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플레이오프서는 정예멤버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더 중요한 걸 감안해야 한다. 공격적 수비를 플레이오프까지 주요 옵션으로 활용하는 건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 체력소모가 커질 수 있고, 상대 팀들의 분석에 당할 가능성이 있다.
▲PO과제
그래서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서는 기존의 공격적 수비 빈도를 약간 낮출 계획이다. 대신 김 감독은 "세트 상황에서 디펜스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KGC는 팀 실점이 82.5점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다. 앞선에서 뺏는 수비에는 능하지만, 세트 디펜스의 단단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단 팀 실점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건 4라운드 영향이 컸다는 게 김 감독의 진단. 실제 KGC는 4라운드서 평균 85.4실점하며 3승6패에 그쳤다. 찰스 로드가 개인사로 결장했고,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골밑 수비력이 뚝 떨어졌다. 로드가 정상적으로 복귀한 뒤 KGC의 최근 수비력은 준수하다. 그러나 로드가 근본적으로 블로커로서의 능력은 빼어나지만, 골밑에서 버텨내는 수비는 보통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 여기에 오세근의 몸 상태도 썩 좋지 않다. 김 감독은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 제대로 버텨내는데, 그렇지 않으면 밀려난다. 몸 싸움을 조금 기피하는 편"이라고 했다. 결국 단단한 외곽 수비에 비해 골밑 수비는 상대적으로 약점이 있다. 플레이오프서는 세트 디펜스 상황서 이 부분을 최소화하는 수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하나. 김 감독은 "세근이와 로드 쪽에서의 공격을 보완해야 한다"라고 했다. 오세근이 시즌 초반 불법도박 파문으로 결장한데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로드와의 공격 호흡을 충실히 맞춰보지 못했다는 게 김 감독 설명. 플레이오프서 오세근과 로드의 공수 연계플레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은 "실전을 통해 계속 준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6라운드에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공동선두 모비스와 오리온에 2.5경기 뒤진 상황. 쉽지는 않지만, 일단 4강 직행이 가능한 2위를 호시탐탐 노려볼 계획이다. 그러나 6라운드에 경기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2위를 공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김 감독 설명이다. 그럴 경우 정규시즌 잔여경기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면서, 실전을 통해 플레이오프 준비를 하는 게 현명하다는 계산이다.
[KG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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