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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배우 김원해가 녹록지 않은 입담으로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28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는 뮤지컬 '오케피'를 통해 뭉친 황정민 김원해 정상훈 백주희가 게스트로 출연해 '금의환향'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김원해는 인생의 굴곡이 드러난 다양한 이야기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김원해는 시작부터 1인자 황정민에 이은 2인자의 면모를 드러내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황정민이 당황할만한 이야기가 펼쳐지면 아름답게 포장을 하거나, 그를 대신해서 해명을 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황정민보다 나이가 한 살 많고, 학교 2년 선배였지만, 김원해는 "계속 조연을 하다보니 연기관이나 인생관이 주연 눈밖에 나지 말자다"라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김원해가 전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예능 선수들인 MC들마저 배꼽잡게 만들었다. 그는 "실제로 영화 '히말라야' 촬영 중 당나귀 방귀를 얼굴에 맞았다. 올라가는 길이 좁았는데, 동물이 내려오면 비켜줘야 한다"며 "서 있을 힘도 없어서 한쪽으로 앉아서 쉬고 있는데, 당나귀가 내 얼굴에 대고 방귀를 뀌었다. 10초간 지속됐다. 너무 힘들어서 고개도 못 돌렸다. 강풍기로 맞는 것처럼 머리가 날리기까지 했다. 냄새는 향긋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 뛰어난 영어 실력과 관련한 에피소드로 꺼낸 뉴욕 얘기도 범상치 않은 그의 인생을 짐작하게 했다. 김원해는 "뉴욕에서 총을 맞을 뻔했는데, 내 영어 실력이 살렸다. 뉴욕 공원에서 연습하다 담배를 피우는데, 여름이라 다들 옷을 벗고 피웠다. 막내가 담배를 챙겼는데, 갑자기 큰 차가 화단을 넘어서 달려오더라"라며 "그때 뉴욕 경찰이 총을 겨누더라. 그리고 담배를 나눠준 막내는 몸수색을 당했다. 그런데 동네 사람이 마리화나 한다고 제보를 했다고 하더라. 그걸 내가 알아들었다. 그래서 내가 '이건 마리화나가 아니다. 디스 이즈 디스'라고 설명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해 또 한 번 스튜디오를 웃음으로 물들였다.
김원해는 재밌는 얘기 뿐 아니라, 다소 진지한 얘기도 꺼냈다. '난타' 공연의 원년 멤버였던 김원해는 무려 10년간 공연에 매달린 뒤 회의감을 느껴 돌연 김밥 장사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장진 감독 덕분에 다시 '난타'를 하게 된 사연을 전해 뭉클함을 느끼게 했다. 그는 "'난타' 공연 후 원년 멤버로서 강의를 하는데 백지수표까지 받았다. 그런데 이걸 한 번 시작하면 이것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만뒀다. TV 출연도 마찬가지였다"며 "장진 감독 설득에 'SNL코리아'에서 생방송으로 '난타'를 했다. 연습할 시간도 없었고, 바로 들어갔는데, 기억이 안 나다가 머리는 생각하고 있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 그때 울었다. 이게 버릴 수가 없는 거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렇게 외면하고 미워했는데, 관계된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원해는 아내의 카드로 후배들에게 100만원어치 밥을 산 얘기와 함께 처음 아내와 만난 얘기로 다시 한 번 입담을 과시했다. 김원해는 "원래 아내가 나에게 오빠라고 불렀는데, 어느 날 친정 식구들과 있다가 나보다 연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 후로 '자기야'라고 불렀다. 오빠라고 하면 정말 언짢았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일찌감치 'SNL코리아'를 통해 범상치 않은 연기력으로 다양한 코믹 캐릭터를 소화한 김원해는 이날 '해피투게더3'을 통해 진지한 표정으로 웃긴 얘기를 하는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잔뜩 변죽만 울리다 마지막에 가서 맥을 빠지게 만드는 토크 능력도 장항준 감독을 떠올리게 만들며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연기 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특출난 재능을 보인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3'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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