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③] '응팔' 라미란 "일 안하면 배우 아니라 생각해"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쉬어야겠다는 생각은 제게 건방진 것 같아요."

2015년 라미란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을 비롯해 '막돼먹은 영애씨'에 이어 영화 '히말라야' 대호'에 차례로 얼굴을 비추며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조연 혹은 이보다 더 짧은 분량이었음에도 주연 못지않은 영향력을 끼치며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를 당당히 이름 앞에 달았다.

올해 촬영한 작품은 '응팔'과 '막돼먹은 영애씨'뿐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일년내내 그가 쉬지 않고 일을 한 것처럼 비춰졌다. 일각에선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고도 했지만 라미란은 이와 생각이 다르다.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정말 행복한 거죠. 많이 알아봐 주시고 여러 캐릭터가 각인돼 혹여 질려버리진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계속 해야 저도 살고, 일을 안하면 배우가 아니란 생각이에요. 다만 겹치지 않게, 질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 같아요. 스스로 소진이 돼 쉬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은 아직 제게 건방진 생각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실망하실 수 있지만 완급 조절을 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에서 필요한 만큼 보일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분명 자신이 무명의 시절을 보내며, 오늘날의 인기로 하여금 더 단단해 질 수 있었기에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더 애틋했다. 작품에 빠져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얼른 수렁에서 빠져나오라"고 조언했다고. 라미란은 인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작품은 좋아서 하는 것인 만큼 인기에 휘둘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꼭대기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 봤어요. 어차피 또 내려와야 하니까요. 가늘 게 길고 가는 게 저의 목표예요. 주연으로 써 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 거라면 조연, 주연, 단역을 구분하고 싶진 않아요."

과거 "아들이 라면을 스스로 끓일 수 있을 때 쯤 다시 연극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던 계획은 변함없이 유효하다. 실제 그만큼 아들이 훌쩍 컸지만 홀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이 더 커지고, 무대에 올인 할 수 있을 때쯤 다시 서기로 마음을 바꿨다. '라디오스타' '일밤-진짜사나이'에서도 매력을 발산하며 화제를 만들었던 라미란은 솔직한 모습을 비출 기회가 또 있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다고 했다.

"2015년에 잘 숨어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봇물이 터져 바쁜 사람이 됐어요. 음. 마치 관심이 뻥튀기처럼 불어난 해라고 표현할까요? 쉬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마치 활동을 안 하는 것처럼 안 보이게 숨어서 더 잘할거예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