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이거 (양)의지가 준거잖아."
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 두산의 스프링캠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은 각 파트별로 흩어져서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 야수들과 투수들이 따로 훈련하고, 야수들은 수비와 타격 훈련을 하는 조, 투수들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만들거나 불펜 피칭을 하는 조로 나뉘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요즘 각별히 신경 쓰는 파트는 역시 포수인 듯하다. 최근 두산이 보내온 사진자료에 따르면, 김태형 감독이 직접 카트를 끌며 포수들을 이동시키기도 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 내에서 이동하는데, 부지가 워낙 넓어 걸어 다닐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돼 훈련에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
김 감독은 포수 출신답게 포수들의 훈련을 살뜰히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주전포수 양의지의 경우 지난해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발가락을 맞아 뼈에 금이 간 뒤 조심스럽게 훈련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양의지는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뼈가 다 붙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그런 양의지는 자신을 챙겨주는 김 감독이 고마운 모양이다. 최근 양의지는 김 감독에게 특별한 선물 하나를 했다. 280mm 스파이크다. 야구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신발 하나는 대수롭지도 않지만, 김 감독의 경우 상황이 약간 다르다. 김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간헐적으로 통풍에 시달려왔다. 김 감독은 "요즘도 약을 먹고 있다"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통풍에 걸린 사람은 발이 부어 오르면서 다리가 찢어질 듯이 아프다. 김 감독은 통풍으로 자신에게 맞는 신발이 없었는데, 마침 양의지가 준 신발을 신고 나니 통증이 완화됐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의지가 준 신발을 신고 나니 괜찮아진 것 같다"라고 웃었다.
두 포수 사제의 애틋한 정이 눈에 띈다. 양의지는 주전포수이자 중심타자다. 김현수가 빠진 상황, 두산 마운드 짜임새에 여전히 변수가 많다는 걸 감안할 때 올 시즌에도 매우 중요한 전력이다. 포수출신 스승은 제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그런 제자는 스승을 위해 신발을 선물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포수조를 카트에 태운 김태형 감독.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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