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난 아직도 멀었다."
두산 양의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고 포수다. 2015년 타율 0.326 20홈런 93타점 출루율 0.405 장타율 0.523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두산에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그리고 프리미어12 우승에 기여했다.
양의지는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우측 엄지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뼈가 다 붙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가짐까지 느슨해지지는 않았다. 1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양의지의 얘기를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봤다.
▲진화
양의지는 풀타임으로 자리매김한 뒤 주로 6~7번 타순에 들어섰다. 그러나 지난해 대부분 경기서 5번 타자를 맡았다. 그는 "5번과 하위타순은 느낌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5번이라면 타석에서도 한 방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극복해냈다. 양의지는 "낯설었지만, 적응했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 타격의 자질을 알고 있었고, 5번으로 밀어붙여 대성공 했다. 물론 지난해 타격의 업그레이드는 기술적 변화가 있었다. 그는 "방망이를 잡는 위치를 뒤에서 앞으로 조금 당겼다. 체력이 떨어져도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라고 했다.
히팅포인트를 뒤에서 앞으로 당긴 것이다. 빠른 볼 투수를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변화구 공략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히팅포인트를 뒤에 두면 체력이 떨어질 경우 변화구 공략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폼의 미세한 변화가 타격의 진화를 이뤄냈다. 양의지는 "올 시즌에도 지난해와 똑같은 폼으로 칠 것이다"라고 했다.
▲관리
양의지는 1일 오후 훈련만 마치고 퇴근했다. 그는 "오늘은 가볍게 훈련하는 날"이라고 했다. 여전히 발가락에 통증이 있다. 프리미어12까지 참고 뛰었지만, 이제는 치료를 확실히 하고 시즌에 돌입해야 한다. 그는 "심하게 운동을 할 수 없다.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은 100%가 아니다. 시범경기까지 페이스를 완벽하게 끌어올리겠다"라고 했다.
야구선수에게 발가락 부상은 치명적이다. 더구나 앉았다 일어서기를 매일 수백 번 반복하는 포수에겐 더더욱 민감하다. 블로킹과 풋워크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물론이고, 타격 밸런스마저 깨트릴 수 있다. 올 시즌 양의지의 성적은 발가락 관리에 달렸다. 김태형 감독은 그런 양의지를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수조를 직접 카트에 태워 훈련 이동을 돕기도 했다.
▲성숙
양의지는 올해 풀타임 7년차를 맞이한다. 한국나이로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 성숙한 모습이 느껴진다. 그는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내가 더 많이 좋은 타격을 해야 한다. 결국 현수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나타날 것이다. 수비든 타격이든 일단 내 몫을 충실히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포수로서 투수들을 이끌어가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포수의 당연한 자세. 특히 젊은 투수들이 많은 두산 현실상 양의지의 투수리드와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는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작년에 경험을 쌓았으니 올 시즌에는 다들 더 좋아질 것이다. 결국 자신 있게 자신만의 피칭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 부분에서 양의지는 강민호를 닮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민호 형은 항상 파이팅이 넘친다. 동료들과의 친화력이 좋다"라고 했다. 이어 "나도 지난해에는 의도적으로 투수들에게 위기에서 농담도 던지고 편하게 해줬는데,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양의지의 3대 키워드가 올 시즌에도 유지된다면 올 시즌에도 KBO리그 최고포수 수식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양의지. 사진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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