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5kg 정도 빼서 97kg."
두산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 낮 12시 투수들이 동시에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잘 먹는 것으로 유명한 유희관이 의외로 가장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는 "요즘 별로 안 먹는다. 살을 빼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유희관의 얼굴이 조금 홀쭉해졌다. 그는 "5kg 정도 빼서 97kg"이라고 했다. 시즌 개막하기 전까지는 계속 체중을 조금씩 감량할 예정이다. 유희관은 "딱히 몇 kg을 빼야 한다는 생각은 없는데, 관리는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왜 다이어트에 나섰나
유희관은 신장(180cm)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에는 상의를 탈의, 출렁거리는 뱃살을 팬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 투수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메이저리그서도 뚱뚱하고 배가 나온 투수들이 잘했던 사례도 있다.
하지만, 뱃살이 너무 나오면 투구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대부분 지도자가 인정하는 부분. 지난해 타구단 한 지도자는 "유희관은 뱃살을 집어넣으면 투구 밸런스가 더 좋아질 것이다. 뱃살이 원활한 중심이동을 방해할 수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실제 유희관은 지난해 막판 투구밸런스 붕괴로 약간 흔들렸다. 본인은 "부진한 것에 따로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공이 높았고, 제구가 좋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도 "주위에서 살을 좀 빼면 투구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라고 했다.
▲변화는 없다
유희관은 "양현종의 강속구,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부럽긴 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나다. 내가 그 선수들의 무기를 하루아침에 가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유의 직구와 싱커 위력을 다듬겠다는 계산이다. 이어 "좌타자 피안타율이 높지만, 기존 무기를 다듬어서 부딪힐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유희관은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다소 약하다. 우타자에겐 몸쪽 직구와 주무기 바깥쪽 싱커로 주도권을 잡는다. 그러나 좌타자에게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주무기 싱커를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자칫 실투가 나올 경우 큰 것 한방을 맞을 수 있기 때문. 슬라이더를 자주 사용했지만, 아무래도 싱커보다 위력은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서는 좌타자에게 의외로 몸쪽 직구를 자주 구사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영리함도 선보였다.
즉, 유희관은 기본적인 투구 밸런스만 유지되면 언제든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계산과 자신감이 깔린 상태다. 다이어트를 통해 밸런스를 되찾을 경우, 굳이 투구 매뉴얼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유희관은 "올 시즌에도 내가 던지는 공은 똑같다. 나도 올 시즌 내가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불펜피칭을 했고, 2일 두 번째 불펜 피칭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유희관은 "시즌에 들어가면 체중이 조금 늘어날 수 있다. 작년에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기도 했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체중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한 만큼, 올 시즌에는 시즌 막판 투구밸런스 붕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유희관. 사진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