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꼭 우승하십시오."
두산은 2016시즌 김현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는 두산의 간판타자였다. 건실한 야수가 즐비한 두산이라고 해도 김현수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4번을 맡을 수 있지만, 포지션은 미정이다. 김현수 공백은 에반스도 에반스지만, 에반스가 맡지 않은 포지션에 들어갈 선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할 듯하다.
두산이 김현수를 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잊을 수 없고, 잊어버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두산을 떠난 김현수와 두산 선수단은 여전히 각별하고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김현수를 보내고 가장 아쉬웠던 사람은 역시 김태형 감독이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계약한 뒤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현수가 계약한 뒤 통화를 했다. 현수가 두산에서 했던 만큼만 하면 메이저리그서도 잘할 것이다. 현수도 '꼭 우승하십시오'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김현수 잔류를 바랐던 김 감독도 이제는 김현수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두산 선수들과 김현수의 우정도 여전하다. 특히 김현수를 가장 잘 따랐던 허경민은 최근에도 김현수와 꾸준히 연락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허경민은 "현수 형과 통화를 자주한다. 야구 얘기도 나눈다. 지난해 무리를 한 건 사실인데 현수 형이 '네 나이, 네 연차에는 훈련량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조언해주셨다.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다. 훈련량을 줄인다고 해서 더 좋은 성적이 난다는 보장도 없다"라고 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부 선수들은 친정팀 스프링캠프에서 미리 몸을 만든 뒤 소속팀에 합류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넥센과 박병호가 그랬다. 두산도 김현수와 동선과 일정만 맞았다면 아름답게 재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LA에서 플로리다로, 두산은 시드니에서 미야자키로 이동,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만날 일이 없다.
그래도 멀리 떨어진 김현수와 두산은 마음만은 함께한다. 동료에서 서로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허경민과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