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많이 드세요."
2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 두산 새 외국인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어설프고 귀여운(?) 한국말에 점심식사를 하던 선수들의 웃음꽃이 퍼졌다. 보우덴은 "어제, 오늘, 내일", "많이 드세요" "괜찮아요" "잘 먹었어요" 등의 간단한 한국말을 계속 연습했다. 두산 국내선수들은 식사를 하면서 보우덴의 한국 발음을 계속 체크하고, 교정해줬다.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베테랑 홍성흔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 홍성흔도 기본적인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고, 에반스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었다. 두 사람의 식사도중 두산의 오후 엑스트라 훈련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선 스케줄에 따라 투수보다 야수가 늦게 점심을 먹는데, 홍성흔이 다른 야수들보다 조금 일찍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명타자 홍성흔은 수비훈련을 많이 받을 필요는 없다.
에반스는 홍성흔에게 '엑스트라'의 한국 말을 물었고, 홍성흔은 '보충, 보강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에반스는 홍성흔에게 "왜 한국말이 있는데 굳이 영어로 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홍성흔은 "야구 용어가 대부분 영어이고, 엑스트라 훈련이라는 말이 야구선수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러자 에반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산 외국인선수들이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신입 외국인선수 보우덴과 에반스는 몸 만들기와는 별개로 틈틈이 한국말과 문화 적응에 주력하며 동료들과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나가고 있다. KBO리그는 물론,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선수의 성공 첫째 조건은 한국 언어, 문화 적응이다. 그런 점에서 보우덴과 에반스의 행동들은 고무적이다. 두산 관계자는 "보우덴의 경우 평상시에도 한국 말을 많이 물어본다. 적응력이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6년차를 맞는 니퍼트는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오히려 신입 외국인선수 보우덴과 에반스의 한국 적응을 돕는 모습.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가 워낙 잘해주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보우덴과 에반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머리가 워낙 좋은 친구라서 한국선수 고참급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니퍼트가 건강한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러면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퍼트는 현재 딱히 아픈 곳 없이 철저히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선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그랬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전력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로 이적했다. 외국인선수들의 맹활약으로 팀 전력을 끌어올려야 할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보우덴과 에반스의 순조로운 적응, 더 이상 아프지 않은 니퍼트의 행보는 고무적이다.
[두산 외국인선수 3인방.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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