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발이 그렇게 느리지도 않아요."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김재환을 주전 1루수로 만들기 위해 각별히 노력을 기울였다. 시범경기는 물론, 시즌 초반까지 불박이 1루수로 기용했다. 김 감독은 "타구의 질이 남다르다. 타구 위력만 보면 외국인타자급"이라고 극찬했다.
김재환은 지난해 시범경기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과 동시에 하락세에 빠졌다. 주전 도약의 문턱에서 밀려났다. 풀타임 경험도 없다. 상대 집중견제에 대처하는 요령도 부족했다.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김재환으로선 1루 경쟁서 밀리자 1군에 설 자리가 없었다. 결국 시즌 막판 잊힌 존재가 됐다.
2016년. 김 감독은 다시 김재환을 주목한다. 특유의 타격 장점을 꼭 살려 팀 전력에 플러스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월 초 시무식 당시 "재환이에게 외야 수비 연습을 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김재환은 최근 타격훈련만큼 좌익수 수비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재환이가 곧잘 따라 한다. 괜찮다"라고 했다.
포수에서 1루수 전향은, 사실 쉽지 않다. 김 감독은 "1루수가 옛날의 1루수가 아니다.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했다. 외야수, 다른 내야수들과의 연계 플레이, 투수와의 3-1 플레이 등 익혀야 할 세부적 움직임이 많다. 왼손 강타자가 늘어나면서 강하게 날아오는 타구에 대한 대처능력도 키워야 한다. 김재환이 1루수로 변신하는 건 쉽지 않았다.
좌익수는 아무래도 1루수보다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 포수 출신이라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이 아주 느린 편도 아니다. 김 감독은 "발이 느리지 않다. 자질이 충분히 있다"라고 했다. 물론 그는 "좌익수로 쓸 수 있는 선수가 너무 많다. 정진호, 박건우, 김재환"등을 언급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두산은 4번타자 1루수 김현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일단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1루 훈련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모양새. 만약 에반스가 1루에 자리 잡을 경우 김재환은 살 떨리는 좌익수 경쟁을 이겨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김재환은 "좌익수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할 만하다"라면서도 "1루수로 뛸 수 있다면 1루수로 뛰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1루 주전경쟁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재환.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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