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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방송인 허지웅과 김태훈이 법원의 일명 '막장드라마 징계는 정당' 판결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3일 밤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의 코너 '제3구역'에서는 주제 중 하나로 '막장드라마'에 관한 내용이 다뤄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차행전)는 MBC가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극본 임성한 연출 배한천 최준배)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방통위의 제재는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압구정 백야'는 지난해 5월까지 MBC를 통해 방송된 일일드라마다. 임성한 작가가 집필을 맡은 이 작품은 어린 시절 버림받은 딸이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머니의 의붓아들과 결혼한다는 내용을 그렸다. 비윤리적이고 극단적인 전개에 방통위는 지난해 4월 '드라마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명령한 바 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막장드라마의 정의에서부터 시작됐다. 허지웅은 "막장드라마라는 장르는 없다. 다만 꼭 포함되는 것은 패륜, 극적인 전개, 빠른 사이클로 계속 자극을 주는 것이다. 나중에는 시청자가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는 어느 시대에서건 다뤄지는 것인데 결국 그걸 잘 다루냐, 못 다루냐의 문제다. (막장드라마는) 서사가 엉망진창이라는 말이다"고 얘기했다.
또 방송에서는 네티즌이 뽑은 막장드라마 순위가 5위부터 소개됐다. 5위는 SBS '신기생뎐'이었고, 4위는 MBC '왔다 장보리', 3위는 MBC '내 딸 금사월', 2위는 SBS '아내의 유혹', 1위는 MBC '오로라 공주'였다. 이 가운데 '오로라 공주', '신기생뎐'은 임성한 작가, '아내의 유혹', '내 딸 금사월', '왔다 장보리'가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끝으로 김태훈은 "쟁점은 이 막장드라마의 제재를 법으로 판단하는 게 맞냐는 것이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허지웅은 "해당 판결을 보면 '막장드라마가 이제 안 나오는 건가? 좋은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한 번 판단이 나오면 앞으로 다른 어떤 종류의 상황에서건 판례로 사용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장면이나 대사에서 시청자가 통쾌해하는 데도 법이 막장드라마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김태훈도 "막장드라마가 범람하는 건 문제다. 그런데 그 판단은 시청자가 해야한다"며 동의를 표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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