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
두산 왼손 불펜요원 함덕주는 2015년 개개인의 부상, 부진으로 어지러웠던 두산 불펜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물론 함덕주도 시즌을 치르면서 기복이 있었다. 그래도 왼손 메인 셋업맨과 원 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68경기서 7승2패16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로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함덕주는 자신에게 냉철하게 비판을 가했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 차려진 두산 스프링캠프. 그는 "소식과 함께 운동량을 늘려 5kg 정도 뺐다. 움직이는 게 불편해서 살을 뺐다"라고 했다. 체중 감량을 통해 올 시즌에 더 잘해보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5kg 감량은 자신에게 취한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첫번째 결과물이다.
▲꿈
함덕주는 꿈이 많다. 그는 "공항에서(시드니 스프링캠프 출국길) 취재진에게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웃었다. 이어 "틀린 말은 아니다. 언젠가 선발투수를 해보고 싶다. 사실 프로에 오기 전까지 선발을 꿈꿨지, 불펜에 대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현실은 중간계투다. 중간계투에서 경험을 쌓아 선발투수도 할 수 있다. 아직 젊은 함덕주에겐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는 "언젠가 마무리투수도 해보고 싶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선발, 중간, 마무리 모두 경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중간계투가 좋다. 불펜 투수로 뛰면서 정우람(한화) 선배처럼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반성
꿈을 꾸기 위해선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서 썩 좋지 않았다. 불펜 최후의 보루였다. 두산 불펜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함덕주가 흔들리자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결국 두산 마운드는 포스트시즌을 지속할수록 선발투수들과 마무리 이현승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서 부진했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체력도 떨어졌다. 올 시즌에는 체력관리를 철저히 해서 시즌 막판에 처지지 않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실수 하나를 고백했다. 그는 "정규시즌 직후 준플레이오프에 들어가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와일드카드)이 있었다. 그때 선택을 잘못했다"라고 했다.
잘못된 선택은 무엇을 의미할까. 함덕주는 "정규시즌 68경기에 등판한 뒤 체력을 아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불펜 피칭을 하지 않고 준플레이오프에 들어갔다. 시즌 중에도 2~3일 연속 등판해도 꾸준히 불펜 피칭을 했는데, 준플레이오프 직전 불펜 피칭을 생략하면서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잃었다. 그게 결정적 실수"라고 돌아봤다. 불펜투수가 너무 쉬어도 좋지 않다는 건 사실로 굳어진 상태다. 함덕주는 실수를 통해 실전감각 유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디테일
함덕주는 직구 구속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 대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타자들과 타이밍 싸움을 펼친다. 왼손타자에겐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와 떨어지는 커브를 주로 던지고, 오른손타자에겐 역시 바깥쪽으로 흐르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었다. 슬라이더도 구사했다. 불펜 투수치고 많은 구종을 실전서 구사했다.
그런데 함덕주는 "아직 주무기라고 부를 변화구가 없다"라고 했다. 결국 승부처에서 직구를 던지다 얻어맞는 케이스가 있었다. 그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직구만 던져도 얻어맞지 않겠다 싶은 날이 있다"라면서도 "변화구를 좀 더 익혀야 한다"라고 했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 이상, 변화구 제구의 예리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오른손타자 상대 체인지업이 좋지 않았다. 체인지업을 더 다듬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슬라이더가 좋은 편도 아니다"라고 했다.
끝으로 함덕주는 "김광현(SK) 선배와 류현진(LA 다저스) 선배, 정우람(한화) 선배, 이현승(두산) 선배처럼 더 당당한 투수, 안정감 있는 투수로 평가 받고 싶다. 특히 이현승 선배에게 좋은 말씀을 많이 듣는다"라고 했다.
[함덕주. 사진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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