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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대호가 결국 90여일 만에 빅리그 구단의 부름을 받았다.
이대호의 행선지가 드디어 결정됐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는 4일(이하 한국시각) “한국의 1루수 이대호와 포수 스티브 레루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을 모두 스프링캠프에 초청한다”라고 덧붙였다.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과는 달리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긴 시간 끝에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건 지난해 11월 3일이었다. 이대호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야구 인생의 불꽃을 태우고 싶다는 생각과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을 품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프리미어12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으며 4강 일본전에서 결승타를 터트리는 등 한국의 대회 초대 우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12월 7일 기분 좋게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로 출국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자신이 직접 미팅에 참석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대호는 윈터미팅 참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같은 달 13일 귀국 인터뷰에서 그는 “생각보다 많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나를 알고 있었다. 4개의 구단과 직접적인 접촉을 가졌다”며 빅리그 진출 전망을 밝혔다.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잔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높은 관심이 계약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팀 동료 마쓰다 노부히로가 소프트뱅크 잔류를 선언했다. 소프트뱅크 구도 기미야스 감독은 "이대호의 행선지는 아직 모른다"며 그의 잔류를 희망했다.
결국 해가 지나서도 이대호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대호는 1월 4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해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와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소프트뱅크의 구애는 계속됐다.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까지 나서 팀 스프링캠프 도중에 합류해도 좋다는 회유책을 펼쳤고 구단은 3년 총액 18억 엔(약 182억 원)을 안겨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제시했다.
이대호는 지난달 29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귀국 일정을 연기했고 결국 4일 시애틀과의 계약에 성공했다. 시애틀과의 계약까지 걸린 이대호의 90일이었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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