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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아직까지 대중에게 '예능드라마'라는 장르는 생소하다. 예능과 드라마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자칫 프로그램의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새 장르 개척에 대한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한다. 예능과 드라마가 결합된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될수록 시청자들은 신선한 프로그램들과 만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또 한 편의 예능드라마가 시청자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KBS 2TV 설특집 2부작 '기적이 시간:로스타임'(극본 이정선 연출 김진환 제작 리버픽쳐스 (주)헥사곤 미디어)은 예능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추가시간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다룬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느 판타지 드라마와 다를 바 없지만,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축구 심판진과 해설진들의 생중계라는 기발한 포맷이 더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극중 생사의 경계에서 마지막 추가시간을 얻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하는 해설자로는 방송인 김성주와 개그맨 정성호가 출연한다. 신기에 가까운 성대모사와 신들린 입담을 자랑하는 정성호와 스포츠 중계에 최적화된 김성주의 순발력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특히 그동안 각종 예능에서 맹활약을 해온 두 사람이 연기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로스타임' 1화에서는 배우 임지규 성병숙 임하룡 등이 출연한다. 임지규가 연기하는 선호는 무엇 하나 마음먹은대로 풀리는 일 없는 고달픈 흙수저 청춘의 대표주자. 면접을 빛의 속도로 탈락한 그에게 날아든 전 여친의 결혼소식까지 불운에 불행까지 겹친 선호는 평생을 빚에 쫓기며 고생만 하던 엄마의 생일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의문의 축구 심판진으로부터 로스타임을 부여 받고 인생의 추가시간을 살게 된다.
1화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배우 임하룡이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임하룡은 고달픈 흙수저 알바생인 선호(임지규)를 괴롭히는 슈퍼갑질 편의점 사장으로 분해 최저임금 미만을 주면서 야근에 땜빵까지 시키는 등 독한 연기를 제대로 펼칠 예정이다. "대차게 욕 먹을 각오를 다졌다"는 그의 말처럼 임하룡표 디테일 연기가 극 속에 어떻게 녹아들지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화에서는 배우 봉태규와 손담비가 나란히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봉태규와 손담비는 각각 극중 은둔형 외톨이와 그런 오빠를 지극정성 돌보는 여동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 오빠 윤달수는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그 트라우마로 스스로 방 안에 갇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로 하나뿐인 여동생과 함께 살면서도 얼굴 한번 마주친 적, 말 한마디 건네본 적도 없는 인물이다. 여동생 달회는 방에 갇혀버린 오빠를 군말 없이 돌보며 꿋꿋이 살아가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부모님의 제삿날, 달수는 어처구니 없이 사망하게 되고 그의 기상천외한 로스타임이 시작된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로스타임'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밝고 유쾌하게 풀어내지만 역설적으로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생애 마지막 시간을 전력으로 살아가는 극중 인물들의 모습은 명절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온 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타임' 1화는 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오후 11시 10분에, 2화는 17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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