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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고동현 기자] 아쉬울 법도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에 앞서 4일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경우 최대 400만 달러(약 48억원)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정상급 활약을 펼친 이대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그동안의 성과는 기존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들의 그것보다 오히려 뛰어났지만 체중과 나이, 포지션 문제 등으로 인해 이대호라는 이름값에는 걸맞지 않은 계약을 맺지 못하고 돌아왔다.
최근 국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2013년 류현진(LA 다저스)을 시작으로 2015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올해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이대호는 앞서 언급한 선수들의 경력에 뒤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화려하다. KBO리그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타자였으며 일본 무대에서도 4년간 팀내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때문에 사람들이 볼 때 이번 계약 내용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가장 아쉬울 사람은 이대호 본인이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입국하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꾸준히 소화해 살도 빠졌으며 얼굴도 검게 그을렸다.
이대호는 마이너 계약에 대해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했다. 그는 다시 밑으로 내려가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다. 다시 내려왔기 때문에 더 홀가분하다"며 "위에 있으면 좋은 성적 내야 한다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면 올라갈 수 있는 모습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호는 "(메이저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한다면 다 마이너다. 못하면 마이너 계약이고 개막 로스터 든다면 메이저 계약이다.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리면 될 것 같다. 안 좋게 보시는데 잘하면 될 것 같다. 경쟁해야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된다"고 마이너 계약에 개의치 않았다.
아쉬움을 잊고 웃으며 돌아온 이대호가 시즌 종료 후에는 '좋은 성적'을 안고 또 한 번 웃으며 귀국할 수 있을까.
[이대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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