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이 최근 tvN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이라는 인식이었지만 최근에는 '믿고보는 tvN 드라마'로 확 바뀌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응답하라 1997'(2012) 때는 배우 캐스팅이 정말 안돼 어려웠다. 그 이후에도 '고교처세왕'(2014)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들어 위상이나 분위기가 많이 올라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tvN은 올해 개국 10주년을 맞이해 '치즈인더트랩'과 '시그널', 그리고 이들의 후속작인 '피리부는 사나이', '또 오해영', '기억', '디어 마이 프렌즈', '안투라지' 등 라인업을 통해 무서운 질주를 보이고 있다. 지상파 감독과 스타 작가들까지 향할 정도로 tvN의 위상이 확실히 올라갔다.
이는 지상파에서는 하기 힘든 과감한 선택이 첫 번째 이유다. 앞서 tvN 드라마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은 직장인들을 위한 힐링드라마 '미생'(2014)은 그 속에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없다는 이유로 지상파에서 거절당했던 작품이었다. 이는 웹툰 원작이라는 장단점을 동시에 가진 '치즈인더트랩'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리얼리티, 그리고 원작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만찢'(만화를 찢고 나온) 캐릭터들과 울림까지 선사,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 아직은 지상파에 온전히 자리잡지 못한 사전제작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출한 신원호 PD는 약 6개월 전에 배우진을 확정해 배우들에게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히 숙지하도록 한다.
최근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한 류준열, 류혜영이 속해있는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에 "신원호 PD님은 다르다고 알고 있다. 프리 프로덕션 기간이 워낙 오래되기 때문에 오랜 기획에 대해서 방송국에서 그만큼 믿고 기다려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사전제작이 반 정도 되고, 그런 프리 프로덕션을 기다려주는 상황이니까 신인이 거기 들어가서 1년 이상은 그 작품에만 매진한다. 준비 기간이 거의 6개월이고 방송 기간을 3~4개월로 보면 거의 1년"이라며, "분명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성장, 인지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어떻게든지 캐릭터를 잘 입어서 그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제작진과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 번째 이유는 '신선한 얼굴'이다. '미생' 당시 변요한, 김대명 등은 마치 한석율, 김대리 캐릭터처럼 보였고 그 배경에는 드라마에서는 신인급 배우들이라는 점이 있었다. 이는 강하늘, 태인호, 손종학, 전석호, 오민석 등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는 '치즈인더트랩'에서 발암캐릭터로 등장하는 오영곤 역의 지윤호나 손민수 역의 윤지원, 이다영 역의 김혜지 등이 '새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PD가 된 CJ E&M의 신원호 PD나 김원석 PD는 평소 소문난 독립영화 마니아다. 특히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응답하라 1994' 쓰레기 캐릭터 정우를 독립영화 '바람'에서 발굴했다. '바람'의 열렬한 팬이었던 두 사람은 정우를 '킵'해놓았다가 '응답하라 1994'에 열정적으로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니 배우들이 tvN에 발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치즈인더트랩' 후속작인 '피리부는 사나이'에는 신하균, 유준상, 조윤희 등이 출연하며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이 열연 중인 '시그널'의 후속 '기억'에는 이성민, 김지수, 박진희 등이 대기하고 있다.
오는 5월 방송되는 '기억'의 후속작 '디어 마이 프렌즈'는 최근 벌써 대본 리딩을 시작, 첫 촬영을 앞두고 있다. 특히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희경 작가, 홍종찬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김영옥, 김지영, 김혜자, 나문희, 주현, 박원숙, 고두심과 고현정, 신성우, 그리고 특별출연 조인성 등 화려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1049 타깃의 tvN이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 '시그널' 등으로 고정 시청자들을 확장, '디어 마이 프렌즈'로 올해 10주년을 맞아 더욱 많은 시청층을 유입하겠다는 각오다.
['치즈인더트랩' '시그널' '응답하라 1988' '미생' 포스터. 사진 = 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