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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이만하면 성공적 론칭이다. 마블의 괴짜 히어로 ‘데드풀’은 익히 알던 명성대로, 저급한 수준의 19금 속사포 입담과 특수부대 용병 출신다운 화끈한 액션으로 무장한 채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신고식을 치렀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제4의 벽’(관객과 배우 사이의 가상의 벽)을 깼다.
사회적 약자의 민원을 처리해주며 살아가는 전직 용병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술집에서 바네사 칼리슨(모레나 바카린)을 만나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기쁨도 잠시. 암에 걸린 사실을 안 윌슨은 치료를 위해 비밀 실험에 참여한 후 얼굴이 흉측하기 일그러진 슈퍼히어로로 거듭난다. 그는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아약스(에드 스크레인)를 찾아 복수에 나선다.
최근의 슈퍼히어로무비가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였다면, ‘데드풀’은 가볍고 경쾌한 몸짓으로 거침없는 액션 질주를 펼친다. 기계체조 선수를 연상시키는 변화무쌍한 몸놀림과 쌍칼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검술 실력으로 극 초반부터 격렬한 액션을 선사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성적 농담과 대중문화를 종횡무진 오가며 쏟아내는 걸죽한 입담도 시종 웃음을 자아낸다. ‘테이큰’의 리암 니슨과 ‘127시간’의 제임스 프랑코를 난데없이 불러내 웃음의 재료로 삼는다. 심지어 녹색 슈트는 원하지 않는다며 레이언 레이놀즈의 흑역사 ‘그린 랜턴’을 조롱하는 여유를 부린다.
원조 엑스맨으로 강철로 무장한 콜로서스(스테판 카피식)와 불꽃 추진력의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브리아나 힐데브란드)와의 팀 플레이를 통해 ‘엑스맨’ 시리즈와 이어지는 설정도 부드럽게 연결시켰다.
쥬시 뉴튼의 ‘Angel Of The Morning’, 시카고의 ‘You Are The Inspiration’, 왬의 ‘Careless Whisper’ 등 올드팝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점도 인상적이다.
우스꽝스러운 자막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코믹한 애니메이션으로 마무리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작정하고 웃긴다. 자막이 다 올라간 뒤에 나오는 ‘쿠키영상’도 ‘꿀잼’이다.
떠벌이 용병이자 투덜이 히어로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데드풀은 로맨티스트이다. 그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히어로다. 영웅은 누군가의 부름에 의해 깨어나는 법이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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