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순위 싸움에 연연하지 말자. 우리만의 농구를 펼치자.”
청주 KB 스타즈가 1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마지막 홈경기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에 73-52 대승을 거뒀다. KB는 2연승에 성공하며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3위 삼성생명에 반 경기차로 다가섰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부터 7일 우리은행전까지 6경기 2승 4패의 부진을 겪으며 단독 5위(11승 16패)까지 떨어졌던 KB였다. 나타샤 하워드는 위축된 플레이로 데리카 햄비의 체력 부담을 가중시켰고 홍아란, 심성영 등 가드진의 부진이 계속됐다. 햄비, 변연하, 강아정의 분전은 빛이 바랬다.
KB 서동철 감독은 “건강 문제로 인해 팀을 이탈했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며 부진한 성적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설 연휴 이후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하워드의 부활이 가장 반갑다. 연휴 직후 펼쳐진 KDB생명전에서 하워드는 무려 26점 10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만들어냈다. 강아정, 햄비, 변연하의 기복 없는 활약이 계속된 가운데 홍아란이 외곽포 2개와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자신감을 되찾았다. 14일 삼성생명전에서는 김진영이 37분 7초 동안 적극적인 수비로 배혜윤을 지웠다.
무엇이 KB의 부진한 경기력에 마법을 부린 것일까. 정규리그 4연패를 확정 지은 우리은행과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 현재 삼성생명, KB, 신한은행이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규리그가 6라운드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매 경기가 1승을 위한 총력전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황. 선수들의 부담감과 책임감은 커져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서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았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남은 경기 승패를 떠나 경기가 끝난 뒤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경기를 하지 말자고 했다. 순위 싸움 등 외부적인 요소보다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 싸움 등 부담스러운 요소들만 생각하다보니 플레이가 경직됐다는 게 서 감독의 설명. 실제로 홍아란, 심성영은 외곽에서 슛을 던져야 할 때 던지지 못했고 하워드는 자신감 없는 플레이로 자꾸만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서 감독의 역발상이 KB를 다시 플레이오프 진출 사정권에 집어넣었다. 현재 신한은행과 2번, 남은 팀들과는 한 번씩의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남은 경기 전망은 밝다. 3위 삼성생명이 공수 불균형으로 4연패에 빠졌고 신한은행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윤미지, 이민지 등이 가까스로 메우고 있다. 서 감독의 마인드 컨트롤 아래 KB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 남은 6, 7라운드가 궁금해진다.
[KB 서동철 감독(첫 번째 사진), KB 선수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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