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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시간이 길지 않다. 빨리 보여줘야 한다.”
이대호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조용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대호의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몬티스 스포츠 관계자는 17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대호가 16일 오후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이대호의 빠른 합류를 요청해 빠른 출국이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이대호는 지난 4일 시애틀과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1년 계약을 맺었다. 기존 소속팀이었던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3년 18억 엔(약 193억 원)의 거액을 제시했지만 오직 미국 무대 도전이라는 일념 하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택했다.
결국 꿈에 그리던 빅리그행의 발판은 마련했다. 문제는 취업 비자 발급. 일반적으로 주한미국대사관과의 인터뷰 후 사흘 뒤에 비자가 발급되지만 이대호는 출국 전 아직 인터뷰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취업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날아간 셈이다.
몬티스 스포츠는 “시애틀로부터 구체적인 요청이 들어왔다. 일단 이대호가 빨리 미국에 들어와서 현지에서 비자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시애틀 구단과 미국 에이전트인 MVP 스포츠 그룹 주도 하에 현지에서 비자 발급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시애틀은 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도 포함되지 않은 이대호의 빠른 합류를 요청한 것일까.
제리 디포트 시애틀 단장은 이대호와의 계약 당시 "1루수 경쟁에 있어 이대호는 오른손 거포로서 또 다른 잠재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존 1루수 자원인 애덤 린드, 헤수스 몬테로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결국 시애틀이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이대호의 빠른 적응을 통해 스프링캠프부터 확실한 경쟁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 입장에서도 구단의 조기 합류 요청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기에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등을 통해 어떻게든 25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이대호다. 몬티스 스포츠도 “어떻게든 빨리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게 우선이다. 구단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조기 합류 요청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현재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에서 라커룸과 유니폼을 지급 받고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이다. 투수, 포수조와 부상 선수가 합류하는 19일 감독 및 코칭스탭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이대호가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메이저리그 타석에 입성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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