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앞둔 SK 와이번스 사이드암 투수 박민호는 고민이 많았다. 대졸 프로 3년차. 아쉬운 2015년을 보낸 그는 "의욕만 앞서기 보다는 이제는 진짜 잘해야 될 때인 것 같다"고 말하며 올시즌 분전을 다짐했다.
비록 아직 스프링캠프 기간이지만 '진짜 잘할 때'를 위해 순항하고 있다. 연일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김용희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박민호는 15일 삼성전에 나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음 등판인 17일 주니치 2군과의 경기에서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남겼다. 하지만 2경기 연속 피안타에서 보듯 상대를 완벽히 제압하지는 못했다.
21일은 '완벽' 그 자체였다. 박민호는 선발 문광은에 이어 4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4회 선두타자 최진행을 유격수 땅볼로 막은 그는 4번 윌리 로사리오마저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돌려 세웠다. 이어 정현석은 투수 앞 땅볼.
5회에도 땅볼 행진은 계속됐다. 선두타자 신성현을 포수 앞 땅볼로 잡아낸 박민호는 윤승열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은 뒤 조인성을 2루수 땅볼로 솎아냈다. 6개 아웃 카운트 중 5개가 땅볼이었다. 이날만큼은 '땅볼머신'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안정된 컨트롤 속 투구수도 2이닝 동안 18개에 불과했다.
김용희 감독도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경기 후 김용희 감독은 "문광은보다 박민호가 훨씬 좋았다"며 "이러한 투구를 계속 보여준다면 중간계투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선발투수로 기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당초 박민호는 5선발 후보로도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5선발 후보였던 문광은, 문승원, 이정담 등이 주춤하며 5선발 경쟁에 뛰어 들었다. 여기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불펜으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자신의 입지를 넓힌 것.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박민호는 "시간이 빠른 것 같다. 정지돼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더 잘하고 싶고, 마운드에서 잘 던져서 좋은 결과도 내고 싶다. 사람들이 '박민호'라는 투수가 있다는 것을 인식을 하셔야 되는데… 1군에서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때 말과 달리 박민호는 '진짜 잘할 때'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SK 박민호. 사진=일본 오키나와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