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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KBO리그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지다보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가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 좌완투수 김택형은 '보기 드문 케이스'였다. 1996년생인 그는 첫 해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7경기에 나서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 시즌 성적은 37경기 4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7.91.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인상적이지 않지만 신인으로서 팀이 고비에 있을 때마다 활력을 불어 넣었다. 선발 10경기, 계투 27경기에 나선 것에서 보듯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
김택형은 지난해에 대해 "사람들의 기억에 내 이름을 남긴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웠던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직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58이닝 동안 42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또 구종이 단순해 상대 노림수에 당하기도 했다. 그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고 던지는 바람에 투피치라 상대 노림수가 사실상 50:50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드러난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이번 캠프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김택형은 "애리조나에서 컨트롤과 변화구에 중점을 뒀다"며 "특히 체인지업을 완벽히 던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면 올해는 어떤 것을 수정하고 고쳐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체인지업은 투피치를 보완하기 위한 일환이다. 그는 "좌타자는 슬라이더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만 우타자는 그렇지 않다. 체인지업을 던지게 된다면 우타자도 잘 막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체인지업을 완벽히 하기 위해서 오키나와에서는 맞더라도 충분히 던져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지난해와 달리 올시즌에는 불펜으로만 나설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그의 역할이 좌완 불펜투수들의 흔한 역할인 '원포인트 릴리프'는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원포인트 릴리프'가 투수 로스터 하나를 소모하는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자연스레 김택형도 우타자를 상대해야 하고 좌완이 우타자를 상대할 때 가장 효과적인 구종을 체인지업이라고 판단했다.
불펜으로 뛰는 관계로 목표는 자연스레 홀드가 될 것 같지만 김택형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홀드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나씩 배워간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 밑이 탄탄해야 위로 올라갔을 때도 기복 없이 탄탄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젓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애리조나에서는 150km까지 나왔다. 현재 몸 상태는 90% 정도까지 올라왔다. 시범경기까지 100%를 맞출 생각이다. 준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넥센 김택형. 사진=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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