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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박성웅은 자신의 캐릭터로 독보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상대방과의 호흡이 돋보이게 한다. 기존 이미지에서 조금씩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 역과 남다른 케미를 만들어내는 것. 특히 박성웅이 상대 남자 배우와 만들어내는 브로맨스는 그 어떤 배우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최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에서도 그가 상대역과 만들어내는 케미는 남달랐다. 그가 연기한 박동호는 악역은 아니었지만 조폭 같은 변호사였기에 다소 불량했고, 대의를 위해 선과 악을 미묘하게 넘나들었다. 때문에 극중 절대 악역 남궁민과의 호흡, 선의 위치 유승호와의 브로맨스는 특히 돋보였다.
'리멤버'에서 악역은 남궁민이 연기한 남규만이었다. 남규만은 분노조절장애인 재벌2세로, 박동호와 대립했다. 악역 하면 빠지지 않는 박성웅에게 남궁민에 대해 물었다.
박성웅은 "미친놈 같더라"며 웃은 뒤 "끝난 다음에 정신치료 받아야 된다고 했다. 나도 악역을 해봤으니까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저 역시 '살인의뢰' 때도 힘들었고 '신세계' 때도 깜짝 놀란적이 있기 때문에 남궁민에게 그렇게 말했어요. '신세계' 같은 경우 무조건 출연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전부터 준비를 했었는데 캐스팅도 되기 전에 실제로 그런 분들도 만나고 그러다 보니까 다른 촬영장에서도 이중구가 서있더라고요. '뭐야, 이거' 했죠. 거기에 심취하면 그렇게 되는 거예요. (남궁)민이도 현장에서 많이 힘들어 했어요. '힘든 놈이 뭘 그렇게 잘 하냐'고 했죠."(웃음)
현장에서도 남궁민의 악역 연기는 화제였다. 박성웅은 "인하(박민영)랑 진우(유승호)를 만나는 신이 있으면 '남규만 만나고 왔는데 진짜 또라이 같다'는 얘기를 했다"며 웃은 뒤 "제일 안타까웠던건 남규만을 한대도 못 때려봤는데 남규만이 자살을 했다는 거다. 마지막 액션 찍는 날에도 '나 얘 한대도 안 때려? 한대만 때리자. 그래야 시청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했는데 결국 맞기만 했다"며 아쉬워 했다.
한편 박성웅은 대립 위주였던 남궁민과는 달리 유승호에게는 조력자가 되기도 했다. 유승호와 대립하기도 했지만 그를 도와주며 '브로맨스'를 펼쳤다. 실제로도 박성웅은 유승호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그는 유승호에 대해 "내가 만난 남자 배우 말고, 남자 사람 중에 제일 착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유)승호는 나이도 어린데 생각도 깊고,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근데 그걸 겉으로 내세우지 않고 드러내지 않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자기 혼자서 간직하고 있죠. 한참 동생인데도 배울점이 있더라고요. '나는 저 나이 때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했어요. '군대를 왜 그렇게 일찍 갔다 왔냐'고 하니까 자기가 선택한 직업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보면서도 많이 배웠죠."
이어 박성웅은 유승호가 착하다고 느꼈던 에피소드를 묻자 "얼굴보면 안 나오냐"고 반문한 뒤 "착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라고 정의했다.
박성웅은 "그 정도 연기를 하면서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바람이 들어갈 수도 있고, 그것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전혀 없고 예의 바르다"며 "내가 항상 썰렁한 농담을 할 때도 굳이 안 웃어줘도 되는데 웃어준다. 돈을 쫓기보다 자기 직업과 배우로서의 것들을 쫓는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이 좋았던 만큼 박성웅은 '리멤버' 자체에 만족했다. "이번 '리멤버'는 결말에도 만족하는 편이다. 원래 '내용이 왜 이래?' 이런건 잘 안하는 편"이라며 "주어진 환경에 따라 최선의 연기를 보여주려고 하는 타입이라 이번에도 좋았다. 워낙 다 재밌게 봐주셨으니까. 지금처럼 연기할 수 있게 된 게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이제 40대가 되니 지금처럼 연기할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일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다양한 캐릭터 표현을 더 열심히 해서 시청자들에게 희로애락을 줄 수 있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싶어요. 올해 만으로 딱 20년째인데 나태해지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 잘된게 아니고 40대 때 알아봐 주시니까 그게 소중하다는걸 몸소 체험하고 느끼고 있어요."
[배우 박성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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