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안타.
KIA는 2015년 2월17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 시영구장에서 니혼햄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렀다. 당시 니혼햄의 선발투수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KIA 타선은 오타니에게 3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날리지 못했다. 볼넷 1개만 골랐고, 삼진은 6개를 당했다. 한 마디로 속수무책이었다.
1년이 흘렀다. KIA는 24일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니혼햄을 만났다. 이번에도 니혼햄 선발투수는 오타니. KIA 타선은 1회 선두타자 김호령이 좌월 2루타를 날렸으나 이후 단 1개의 안타도 추가하지 못했다. 3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5탈삼진. 결과도 1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계속되는 라인업 실험
KIA는 지난해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9전 전패를 당했다. 이번에도 최근 4연패 포함 1승1무5패로 성적이 썩 좋지는 않다. 중요한 건 김기태 감독이 의미 있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스프링캠프 특성상 유의미한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 브렛 필을 2루수로 기용하는 것, 김주형을 유격수로 기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허약한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역시 KIA 라인업은 불완전했다. 실험을 이어나간 포지션도 있었고, 주전 혹은 베테랑들이 정상적으로 포함된 포지션도 있었다. 김호령(중견수)-이인행(1루수)-브렛 필(지명타자)-나지완(좌익수)-황대인(3루수)-김다원(우익수)-김민우(2루수)-이성우(포수)-윤완주(유격수)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결과적으로 김호령의 2루타와 이인행의 볼넷 이후에는 별다른 생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니혼햄 마운드에 단 5안타로 묶였다.
다만 오타니를 상대로 2루타를 때린 김호령이나 볼넷을 골라낸 이인행 등은 좋은 경험을 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본프로야구 최고투수를 상대로 많은 안타를 때리는 건 쉽지 않다. 더구나 KBO리그에서 가장 약한 수준의 KIA 타선이 실질적으로 오타니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KIA 젊은 타자들이 오타니의 공을 상대하면서 느끼는 게 있었다면 그 자체로 일종의 소득이다. 여전히 KIA 젊은 타자들은 많은 실전경험이 필요하다. 그 상대가 시즌 중에도 상대하기 힘든 오타니였으니 의미가 있다. 오타니는 연습경기에도 150km대의 직구를 너끈히 뿌렸고, 특유의 포크볼까지 섞었다.
▲라인업, 언제 어떻게 정리될까
궁금한 건 혼돈의 KIA 라인업이 언제 정리가 될 것인지다. KIA 연습경기 일정도 막판으로 접어들었다. 일본 구단들과의 연습경기는 마무리 됐다. 26일 SK전, 27일 한화전, 29일 LG전, 내달 1일 넥센전까지 국내구단들과의 연습경기도 4차례만 남았다.
일단 잔여 연습경기서는 실험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오키나와 연습경기는 물론, 국내 시범경기까지 많은 타자를 실험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확인한 타자는 시즌 중 한 번이라도 1군에 올려 기회를 줬다. 그리고 연습경기 도중이라도 좀 더 진화의 가능성이 보이는 타자들은 김 감독에게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김 감독이 대대적으로 키우는 박진두의 경우 현재 귀국한 상태지만, 힘 있는 중심타자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김호령, 이인행, 황대인 등 젊은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연차, 이름값을 철저히 배제한 김 감독의 파격실험. 그의 최적의 KIA 라인업 구상이 언제 마무리될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올 시즌 KIA의 운명이 걸린 부분이다.
[김기태 감독과 KIA 선수단. 사진 = 일본 오키나와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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