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DB생명은 퓨처스리그와 정예 멤버들의 경기력 차이가 리그에서 가장 크다.
24일 명확히 확인됐다. KDB생명은 삼성생명을 꺾고 퓨처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8승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속초 서머리그 우승에 이어 '최강 유망주 군단' 위용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어진 1군 경기서 삼성생명에 완패, 최근 7연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찌감치 최하위를 확정한 상황.
퓨처스 주요 멤버들을 보면 초호화 그 자체다. 이번 퓨처스리그 MVP에 선정된 진안을 비롯해 구슬 김시온 노현지 김소담 전보물 안혜지 등 대부분 최근 3~4년 사이에 신인드래프트 상위권에서 뽑힌 멤버가 즐비하다. 김영주 감독이 2012년 갑작스럽게 물러난 뒤 지난 3년간 이옥자, 안세환 감독 체제에서 팀이 급격히 흔들렸고, 추락했다. 구단은 그 사이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들을 착실히 모았다. 한 농구관계자는 "KDB생명이 퓨처스리그서 잘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KDB생명은 퓨처스리그서 평균 2~30점차로 상대 팀들을 압살했다.
KDB생명은 김영주 감독이 3년만에 복귀했으나 1군 성적은 처참하다. 24일 삼성생명전 완패로 6승26패. 여러 이유가 있다. 플레넷 피어슨의 독단적인 플레이(국내선수들과 효율적인 연계플레이가 거의 없다),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 등 주요 국내선수들의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 등으로 공수 밸런스를 바로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국선수가 없었던 시절 잘 나갔던 김 감독이 외국선수를 다루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일부 농구관계자들의 평가도 있다.
▲고비 넘기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
KDB생명이 서머리그, 퓨처스리그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고무적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토대로 1군 성적이 향상돼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강팀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서 날아다니는 국내선수들이 1군 경기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한다. 기존 주전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김영주 감독은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많은 경기를 뛰면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는 "여자선수들은 보통 20대 후반은 돼야 조금씩 기량이 발전하는 게 보인다"라고 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입단한 최고 유망주들도 퓨처스리그서는 잘 할 수 있어도 1군서는 한계가 보인다. 외국선수들과의 매치업, 베테랑 선수들과의 전술이해도에서 격차가 크다. 남자농구보다 그 갭이 훨씬 크다.
김 감독은 "기술에서 차이가 크다"라고 했다. WKBL은 베테랑들과 저연차들의 실력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망주가 적고, 성장속도가 남자선수들보다 느리다. 성적을 내야 하는 감독들은 기존 베테랑들에게 의존한다. 자연스럽게 유망주들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김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결국 고졸 선수들을 약 6~7년 정도는 기다려줘야 한다. 구단으로선 쉽지 않다. 하지만,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지도자들과 유망주들의 노력, 구단 수뇌부의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KDB생명도 이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김 감독은 "결국 훈련을 많이 해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들의 과제
KDB생명 주전멤버들은 나쁘지 않다. 리그 정상급 가드 이경은과 슈터 한채진, 베테랑 포워드 조은주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기량을 실전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시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농구관계자는 "올 시즌 직후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베테랑, 젊은 선수들까지 선수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 다음 이들과 젊은 선수들의 간극을 좁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존 주전들이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야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건 모든 프로스포츠 리빌딩의 기본이다.
김영주 감독은 사령탑 복귀 첫 시즌에 KDB생명이 안고 있었던 기존의 난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다음 시즌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현재 젊은 선수들은 대부분 김 감독이 뽑지 않았다. 올 시즌에 이들을 제대로 파악한 만큼 다음 시즌에는 성장 가능성을 실전서 보여줘야 한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감독은 여자농구에서 여전히 능력이 있는 지도자로 통한다.
KDB생명의 올 시즌은 명확한 실패다. 다가오는 비 시즌은 KDB생명의 미래를 내다볼 때 가장 중요한 시기다. 과거 KDB생명은 현장과 프런트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대표적 구단이었다. (그 악영향이 최근 침체의 원인 중 하나였다) 올 시즌 김영주 감독 재영입으로 악순환을 어느 정도 끊었다. 다음 시즌에는 결실을 맺어야 한다. KDB생명처럼 유망주가 풍부한 구단은 수뇌부의 장기플랜 설정과 실천의지도 매우 중요하다. 김 감독은 "다음 시즌에 대비, 구단과 이것저것 상의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KDB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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