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신한은행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25일 KEB하나은행에 19점차로 완패, 13승19패가 됐다. 잔여 3경기를 모두 이겨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는 2005년 겨울리그 이후 11년만이다.
신한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차지한 여자농구의 대표적 명가다. 이후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3-2014시즌에는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4-2015시즌에는 플레이오프서 KB에 맥 없이 밀렸다. 결국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악몽을 맛봤다.
▲어디서부터 무너졌나
신한은행의 몰락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통합 6연패의 후유증은 분명히 있다. 최윤아 하은주 김연주 김규희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김단비 역시 몸 상태가 정상과는 거리가 있다. 김규희를 제외하면 모두 통합 6연패 주축 멤버들. 대부분 리그에서 큰 경기를 많이 치렀고, 비 시즌에는 국가대표팀 차출이 반복됐다. 결국 개개인들의 몸 상태와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 전 감독 부임 이후 1~2시즌은 그 부분이 절정에 이르렀다.
특히 가드진이 전멸했다. 자연스럽게 팀 공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팀 디펜스로 근근이 버텨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신정자 곽주영 모니크 커리 마케이샤 게이틀링 등 좋은 내, 외곽 자원들의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가드들이 제대로 경기를 운영하지 못하면서 높이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했고, 많은 턴오버를 양산했다. 수비로 잘 버텨내다가도 승부처에서 턴오버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코칭스태프는 더블 팀에 약하고 파울 콜에 쉽게 흥분하는 커리를 옳게 제어하지 못했다.
또 하나. 신한은행의 객관적인 멤버 역량은 우리은행과 함께 리그 최정상급으로 꼽힌다. 실제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가 많다. 그러나 이름 값에 비해 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이 버텼던 시절에 비해 지금 신한은행 멤버들이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은 떨어진다. 이 부분은 여자농구 수준하락과도 연관이 있다, 그리고 신한은행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제대로 장기 플랜을 짰고, 정확히 이끌어왔는지에 대해서도 되짚어봐야 한다.
팀 수비력이 좋다는 평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약속된 부분이 전혀 이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25일 하나은행전만 해도 첼시 리와 버니스 모스비에게 준비된 더블 팀과 로테이션 수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더블 팀 타이밍도 맞지 않았고, 로테이션이 되지 않으면서 많은 외곽포를 맞았다. 이런 식으로 승부처서 결정적인 수비 미스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고, 연패가 이어졌다. 전형수 감독대행은 "잡아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하면서 연패에 빠졌고, 팀 분위기도 흔들렸다"라고 했다.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신한은행은 기로에 놓였다. 체질개선이 절실하다. 팀 전력을 극대화하고, 미래를 다지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일단 전형수 감독대행과 이민우 코치의 유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전망. 전 감독대행은 정인교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시즌 막판 쉽지 않은 상황서 팀을 맡긴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더구나 전 감독대행은 올해 지도자 첫 시즌이다. 코치 경력도 올 시즌이 처음이다. 감독 승격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
신한은행 구단은 내부적으로 차기 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구단은 전 감독대행의 감독 승격 포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입장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구단의 체질개선은 구단의 장기 플랜 설정과 코칭스태프의 정확한 이행이 동시에 필요하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긴밀한 의사소통은 필수다.
여자농구에서 감독을 할 만한 참신한 지도자가 많지 않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도 신한은행 구단은 코칭스태프 정비를 성공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 다음 팀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 감독의 역량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신한은행은 이미 김단비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다음 시즌에는 이 작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FA 영입, 트레이드, 외국선수 교체 등 모든 부분을 검토할 수 있다. 부상자 정비도 반드시 필요하다.
신한은행 선수들도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시즌 중 "신한은행 경기를 가만히 보면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진 게 눈에 보였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선수들의 마인드도 바뀌어야 한다"라고 했다.
올 시즌 하나은행은 첼시 리를 영입, 전력을 대폭적으로 끌어올렸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끌어올렸다. 결국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3위 다툼을 펼치는 삼성생명 역시 임근배 감독 부임 후 국내 선수 중심의 리빌딩을 통해,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하나은행과 삼성생명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계기로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신한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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