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현대캐피탈이 7시즌 만에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25일 OK저축은행을 3-0으로 완벽하게 누르고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토탈 배구'를 구사했다. 여러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 속에 '즐기는 배구'를 이식해 마침내 정상에 섰다.
현대캐피탈의 우승에는 여러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월드 리베로' 여오현 플레잉코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38세의 노장. 하지만 그는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16연승을 질주하는 동안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그 고비 중 하나는 바로 지난달 21일 삼성화재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2로 몰리다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복귀전을 치른 신영석이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로저의 강서브를 받아낸 여오현의 활약도 컸다. 그로저는 서브 에이스 신기록을 연달아 작성하며 물이 오른 상태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그로저의 강서브를 잘 버텨줬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여오현의 활약은 계속됐고 결국 현대캐피탈은 우승까지 이르게 됐다.
정작 여오현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크게 놀라지 않은 모습. 오히려 지금껏 동료들의 성장세에 더 크게 놀란 듯 했다.
"무덤덤하다"는 우승 소감을 남기는 그는 "선수들이 이 정도까지 잘 할줄 몰랐다. 같이 뛰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았고 지금도 정말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문)성민이도 결혼하면서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희생을 많이 했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믿고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우승에 대한 부담을 버린 것이 오히려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여오현은 "우승에 대한 생각은 원래 없었다. (최태웅) 감독님도 '우승은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코트에서 하는 걸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즐겨라'고 말씀하셨다. 선수들이 매 경기 잘 즐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과의 끈끈한 호흡도 우승 비결 중 하나. 여오현은 "선수 시절부터 감독님을 믿어왔다. 삼성화재에 같이 있으면서 선배로서, 형으로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앞으로도 감독님을 믿을 수밖에 없고 또 믿게 될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이제 현대캐피탈의 시선은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한다. 그야말로 '큰 경기'는 이제 시작이다. 지금 팀내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인 여오현이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시간이 온다.
[여오현 플레잉코치(가운데). 사진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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