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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배우 류준열이 ‘일베 논란’이 식을줄 모르는 가운데,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호흡을 맞췄던 홍석재 감독이 입을 열었다.
홍 감독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준열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목이 완전히 잠겨있어서 안스러웠다. 기사에도 났지만 마침 통화하기 직전에 일베 가입인증 메일이 날아왔다고 해서 그 얘길 한참 했다. 헛웃음도 나오고 살짝 소름도 돋았다”고 심경글을 남겼다.
이어 “준열이는 여성혐오나 지역비하, 고인능욕, 극우적 시각 등등에서 거리가 먼 사람이다. 아마 나보다 더 멀 것이다. 준열이는 정치의식이 뚜렷하고 건강한 친구이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 옆에서 같이 본 사람으로서 보증할 수 있다. 류준열이 일베를 하지 않는다는 건”이라고 류준열 관련 논란을 식히기 위해 편을 들었다.
또 “사실 준열이의 일베논란에 어느정도 원인 제공한게 나라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괜히 레퍼런스 BJ를 엉뚱한 사람으로 추천하는 바람에 쓸데없는 불씨를 심은 셈이다. 그리고 준열이도 쓸데없이 연기를 너무 잘했다. 어쨌건 나한테 돌을 던져주세요”라고 호소했다.
홍 감독은 “누군들 이런 상황에 처하면 힘들지 않겠냐마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적 스탠스나 신념에 정반대되는 입장으로 몰릴 뻔 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심지어 자기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실검에서 밀리게 됐으니”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히 “두부와 절벽을 놓고서 일베라고 단정짓는 것 또한 사실을 놓고 판단하는게 아니라 보는 사람의 해석이 들어간게 아닐까? 해석은 결국 욕망인 것 같다. 보고싶은 대로 해석하게 된다”라고 털어놨다.
홍 감독은 오해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만약 준열이가 아니었다면, 준열이를 몰랐다면 나 역시 지나가면서 ‘쟤 일베네’ 라고 생각하고 넘겼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이라는게 쉽사리 바뀌지 않기에 이제 막 이름을 알리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준열이에게 혹여나 일베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류준열은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절벽을 타는 자신의 사진과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류준열은 “ "저는 일베가 결코 아니고 일베 언어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가운데 한 네티즌이 류준열의 메일주소를 사용해 일베에 가입하려던 흔적이 발견됐고,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다음은 홍석재 감독의 글 전문.
준열이랑 어젯밤 통화를 했다.
목이 완전히 잠겨있어서 안쓰러웠다.
기사에도 났지만 마침 통화하기 직전에 일베 가입인증 메일이 날아왔다고 해서 그 얘길 한참 했다. 헛웃음도 나오고 살짝 소름도 돋았다.
준열이는 여성혐오나 지역비하, 고인능욕, 극우적 시각 등등에서 거리가 먼 사람이다. 아마 나보다 더 멀 것이다. 준열이는 정치의식이 뚜렷하고 건강한 친구이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
옆에서 같이 본 사람으로서 보증할 수 있다. 류준열이 일베를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 준열이의 일베논란에 어느정도 원인제공한게 나라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괜히 레퍼런스 BJ를 엉뚱한 사람으로 추천하는 바람에 쓸데없는 불씨를 심은 셈이다. 그리고 준열이도 쓸데없이 연기를 너무 잘했다.
어쨌건 나한테 돌을 던져주세요.
누군들 이런 상황에 처하면 힘들지 않겠냐마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적 스탠스나 신념에 정반대되는 입장으로 몰릴 뻔 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심지어 자기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실검에서 밀리게 됐으니…
말이 나와서 말인데 18주 전에 올린 사진이 하필 어제 난리가 된 걸 가지고 인과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나오면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음모론이라고 할 거다. 논리가 부족하다고. 니가 보고 싶은대로 보는 거라고.
사실 준열이도 똑같다. 두부와 절벽을 놓고서 일베라고 단정짓는 것 또한 사실을 놓고 판단하는게 아니라 보는 사람의 해석이 들어간게 아닐까?
해석은 결국 욕망인 것 같다. 보고싶은 대로 해석하게 된다.
난 두부 라는 단어가 일베용어인 줄 어제 처음 알았다. 끔찍한 건 일베용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현실의 언어들이 점점 일베용어를 피할텐데 그럴 수록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어휘가 줄어들고 자기검열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거다.
대다수 보통 사람들에게야 그럴 일이 오진 않겠지만, 적어도 준열이 같은 다수의 사람들과 만나는 업종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두부도 두부라고 못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사람들이 일베에 대해 가지는 분노, 혐오, 기피 등등의 감정들은 이미 만연해있다. 일베가 가지는 해악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조심하고 방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러는 가운데에 오해와 실수가 벌어질 수 있다. 정말로 무고한 사람이 다칠 수 있다.
위험한 건 일베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자그마한 행동이나 판단이 다른 관점에서보면 섬뜩하게도 일베스러워질 수 있다는 거다.
나도 다르지 않다. 만약 준열이가 아니었다면, 준열이를 몰랐다면 나 역시 지나가면서 ‘쟤 일베네’ 라고 생각하고 넘겼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이라는게 쉽사리 바뀌지 않기에
이제 막 이름을 알리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준열이에게 혹여나 일베 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걱정된다.
모든 것들이 너무 빨리 퍼져나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슬픈 건 그 중 악의를 띈 것들이 더 빨리 전염되고 더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그냥 현실이 소셜포비아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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