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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봉블리'라고 불러주시는 건 최고의 칭찬이죠. 사랑스럽다는 말이잖아요.(웃음) 그보다 더 큰 칭찬이 없어요."
많은 남자배우들을 만났지만 안재홍은 참 '사랑스러움'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배우였다. 인터뷰 시작 전 얼굴에 미스트를 뿌리며 "정신을 차려야하니까 수분을 보충하겠다"라는 독특한 모습을 보였고 인터뷰 내내 정봉이같은 순수함과 진지함, 여유로움 속에 말을 이어갔다.
그는 1월 인기 속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 김성균·라미란의 첫째 아들이자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덕후소년 김정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특유의 덕후기질로 엉뚱함을 보였고 시청자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통해 '봉블리'(정봉이 러블리)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됐다.
"제 나이가 서른 한 살인데, 1988년에는 세 살이었으니까 그 당시의 기억은 없죠. 시대상을 따로 찾아보지 않았고 아파트 문화에서 자라서 골목 문화도 경험해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시청층 중에서 10대들은 그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공감을 해줬다는 점에서, '응팔'이 가진 힘이라고 느꼈어요."
매번 덕후스러운 정봉이었다. 집착증세를 보일 정도로 100원을 갖고 오락실에서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며 놀았고, '한 봉지 더'에 몰입해 수없이 같은 과자를 사먹었다. 또 '별밤'에 사연을 보내 당첨이 되는가 하면, 복권을 통해 기울었던 가세를 단번에 일으키는 등 '덕질'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저도 기대가 됐어요. 정봉이가 이번에는 뭐에 빠질까 싶어서요.(웃음) 절에 갔던 게 절정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실제로 절에서 중학교 때 단기 출가 프로그램을 해서 한 달 정도 살았던 적이 있거든요. 성철스님이 계셨던 암자였는데, 삼천배를 여섯 번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신원호 감독님보다 제가 절에 대해 아니까, 촬영할 때 절 자문위원을 맡아서 했었죠. 절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고요? 그런데 전 비빔밥보다 사실, 볶음밥을 좋아해요."
안재홍은 '덕후' 얘기를 하다가 '절' 얘기에 빠졌고, 그러다 "비빔밥보다 볶음밥을 좋아한다"라며 자신의 음식취향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웃는 기자를 향해 정봉이스러운 말투로 "봉밍아웃"이라며, "사실 김치볶음밥을 잘 만드는데 '응팔'에서 김치볶음밥은 미술팀이 한 거였다. 물론 잘 하셨지만, 내가 하면 훨씬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봉이처럼 운이 있는 편은 아니에요. 복권을 사서 5등도 된 적이 없어요. 아, 그런데 누가 보내줘서 봤는데 어떤 복권판매소에 '인생은 정봉이처럼'이라는 현수막이 있대요. 그걸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나요."
안재홍은 지난해 여름부터 '정봉이' 캐릭터를 위해 달려왔고 정봉이에 몰입, 높은 사랑을 받았다. 그에게 서른 한 살, 올해의 계획을 물었다.
"영화 '널 기다리며'에서는 형사로 나오고 3월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그리고 4월에 개봉하는 '위대한 소원'에서는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어요. 아마 제가 하는 마지막 고등학생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그리고 다행인 건,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5월에 촬영이 시작되는데 그 사이 두 달 정도는 정봉이와 인사를 할 시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더라고요. 여름에는 '조작된 도시'가 개봉할 것 같아요. 분량을 떠나 다양한 작품,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이 뿌듯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할 것 같아요."
[안재홍.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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