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104점.
오리온의 공격재능이 대폭발했다. 포스트시즌 포문을 여는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오리온으로선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오리온의 세 자릿수 득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올 시즌 오리온의 최대 강점은 공격력인데, 상대적으로 시즌 막판 득점력은 저하됐다.
구조적인 원인이 있었다. 애런 헤인즈가 3개월간의 부상 공백을 털고 돌아오면서 시즌 초반과 같은 헤인즈-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또한, KBL 외국선수 규정상 시즌 초반 헤인즈와 조 잭슨이 함께 뛰는 시간이 미미했다. 결국 2~3쿼터에 헤인즈와 잭슨의 연계플레이가 미미했고, 장신 국내포워드들의 화력도 극대화되지 못했다.
헤인즈는 슛 거리가 짧다. 잭슨은 3점슛을 갖췄으나 슛보다는 돌파력이 위협적이다. 때문에 상대 수비 입장에선 한 발 뒤처져 시도하는 새깅 디펜스로 두 사람의 위력을 어느 정도 동시에 반감시킬 수 있었다. 잭슨의 경우 상대의 타이트한 수비에 유독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있었다. 결국 오리온은 시즌 막판 공격밸런스가 흔들리며 3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시즌 막판 모비스, KCC , 동부, KT전서 많이 좋아진 모습이 나왔다. 헤인즈가 몸 상태를 많이 회복하면서 국내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가 완전히 살아났다. 헤인즈와 잭슨도 서로 찬스를 많이 봐주려고 노력했다. 많이 움직이면서 공간을 창출했고, 국내선수들의 화력도 동시에 살려나갔다.
그리고 맞이한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동부는 김주성이 복귀했다. 그는 매치업 존 등 변형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력이 높다. 예상대로 동부는 다양한 수비를 앞세워 오리온 공격력 봉쇄에 초점을 맞췄다. 헤인즈에겐 외곽에선 1대1로 막다 골밑에서 더블 팀을 준비했고, 김주성을 중심으로 2-3 지역방어와 매치업 존을 동시에 준비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공격 조직력을 끌어올린 오리온은 자신이 있었다. 추일승 감독은 "상대는 존을 많이 쓸 것이다. 존 오펜스 패턴을 몇 가지 준비했다"라고 했다. 그대로였다. 일단 동부가 헤인즈를 1대1 혹은 더블 팀과 로테이션으로 막는 건 실패로 돌아갔다. 헤인즈와 국내선수, 헤인즈와 잭슨의 연계플레이는 최상 수준이었다. 여기에 문태종, 이승현, 김동욱, 최진수 등 오리온 국내선수들의 외곽슛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정규시즌보다 빠른 슛 타이밍에 동부 수비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러자 동부는 2쿼터 이후 지역방어 의존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오리온은 이마저도 여유있게 대처했다. 김주성이 버틴 포스트에 공을 넣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내, 외곽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타이밍과 선수들의 볼 잡는 위치가 좋았다. 동부는 오리온이 지역방어를 효율적으로 깨는 걸 알면서도 맨투맨을 오래 쓰지 못했다. 헤인즈와 조 잭슨 위주의 연계 플레이가 너무 좋기 때문이었다.
결국 오리온의 공격재능이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대폭발했다. 동부 역시 김주성이 2대2를 통해 직접 3점포를 넣었고, 박지훈, 두경민의 외곽포를 도왔다. 동부 공격력도 평소보다 분명히 좋았다. 그러나 수비가 무너지면서 좋은 리듬이 공격으로 꾸준히 이어지는 게 쉽지 않았다. 3쿼터 초반 추격했으나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동부는 4쿼터 중반 사실상 게임을 포기하며 김주성을 뺐다. 오리온도 김도수, 최진수 등의 출전시간을 늘리고 헤인즈를 충분히 쉬게 하며 1차전을 끝냈다.
오리온의 공격 재능이 2~3차전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리온으로선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승리를 따냈다. 오리온은 이날 두 자릿수 득점만 5명이 해냈다. 3점슛은 22개를 던져 무려 10개를 꽂았다.
[잭슨.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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