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위기다.
25일 KGC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25점차로 대패했다.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무너졌다. 단 1패지만, 마치 벼랑 끝에 몰린 느낌이다. 삼성은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고 27일 2차전을 갖는다.
가장 중요한 건 삼성이 KGC 김승기 감독의 전략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점이다. 반면 이상민 감독은 김 감독의 지략에 대응책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삼성이 반전을 하기 위해선 이 감독의 대응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전성현 옵션에 대한 대응책은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부터 "그 선수"를 언급했다. 불법도박 파문으로 정규시즌을 통째로 날린 전성현이었다. 김 감독의 언급은 고도의 전략이자 심리전이었다. 그는 "삼성 수비가 성현이에게 몰리면 이정현이 터져주길 바랐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KGC의 전성현 기용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전성현은 슛이 정확한 선수이지만, 그렇다고 시리즈 향방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특급스타는 아니기 때문. 더구나 전성현과 이정현이 동시에 뛰면 삼성 입장에선 미스매치를 활용, 더 유리해질 수 있다. 이 부분은 KGC로서도 모험이었다.
그러나 전성현은 예상을 깨고 25분19초간 3점슛 4개 포함 16득점을 올렸다. 3점슛을 무려 11개 던지며 확률 자체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슛 감각은 분명히 잡았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전성현과 이정현에게 합계 32점을 허용했다. 마리오 리틀에게도 22점을 내줬다. 찰스 로드가 골밑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압도하면서 삼성 입장에선 골밑과 외곽의 힘 대결에서 완벽히 밀렸다. 삼성은 이 부분에 대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삼성으로선 양희종, 박찬희라는 좋은 수비수를 보유한 KGC에 비해 앞선에서 끈질기게 수비할 수 있는 카드가 적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KGC 압박수비 대응책은
KGC는 시즌 막판 특유의 런&점프 압박 수비가 좋지 않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가 많았고, 로드 역시 기복이 있었던 탓에 앞선에서 공격적인 수비를 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철저히 6강 플레이오프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왔다. 1차전서 KGC의 압박수비는 정규시즌 초반 위력과 다름 없었다. 이 대목에서 경기 흐름이 KGC로 넘어왔다. 삼성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삼성은 주희정이라는 걸출한 가드가 있다. 그런데 나이가 많다. 정규시즌보다 플레잉 타임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대의 거친 수비에는 취약하다. 문제는 주희정을 보좌할 수 있는 안정적인 가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1차전 도중 기용된 이관희는 어이 없는 실책을 범했다. 이호현 등 다른 가드들도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결국 삼성 입장에선 주희정을 보좌할 가드를 추가로 기용할 경우 상황에 따라서 골밑 매치업 우위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감독으로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 KGC의 강력한 앞선 압박에 대처하기 위해 가드 숫자를 늘려 2~3쿼터 골밑 우위를 어느 정도 포기하거나, 주희정과 다른 가드들에게 확실한 역할 부여로 위기를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와이즈 변수
삼성은 에릭 와이즈 변수도 안고 있다. 와이즈는 2쿼터 도중 상대 선수의 발을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에 부상했다. 와이즈가 삼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2~3쿼터에 문태영과 김준일에게 적절히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카드이고, 골밑 공격과 수비가 가능한 포워드다. KGC에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는 카드.
삼성 관계자는 "와이즈는 회복 중이다. 출전 여부에 대해선 당일이 돼야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으로선 와이즈가 뛸 때 혹은 뛰지 못할 때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 1차전서 라틀리프가 오세근과 로드의 수비에 밀리면서 KGC에 골밑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한 걸 감안하면 이 부분은 삼성으로선 아주 중요하다.
삼성은 1차전 전반전부터 크게 밀리자 주희정, 문태영, 김준일 등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줬다. 결과적으로 KGC의 기세를 살려준 모양새가 됐다. 이 감독은 주요 멤버들의 체력 소모가 크지 않은 상황서 2차전서 흐름을 돌릴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상민 감독(위), 삼성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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