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동부는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1차전서 104실점했다. 동부는 많은 준비를 했다. 기본적인 2-3 지역방어와 맨투맨+더블팀+로테이션 수비를 혼합했다. 김영만 감독은 시즌 막판 살아난 애런 헤인즈를 의식, 헤인즈가 골밑에 치고 들어오면 더블팀을 들어갔다. 또한, 지역방어로 가용인력이 부족한 약점, 내, 외곽 수비 커버가 모두 가능하고 디펜스 조율 이해력이 좋은 김주성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존 오펜스에 약한 조 잭슨을 겨냥한 전술.
그러나 헤인즈는 동부 더블팀을 여유있게 공략했다. 국내선수들, 조 잭슨과의 연계 플레이를 살려 득점도 돕고, 자신의 득점도 챙겼다. 지역방어에 대한 존 오펜스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미리 존 오펜스 패턴을 준비, 동부 지역방어를 완벽히 깼다. 이 과정에서 오리온의 정교한 패스게임에 의한 무차별 3점포가 포함돼있었다. 결국 동부 입장에선 맨투맨도, 지역방어도 쓰기 힘든 딜레마를 확인한 1차전이었다.
그리고 맞이한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김영만 감독은 경기 전 "되도록 지역방어를 쓰지 않겠다"라고 했다. 오리온 3점슛 컨디션이 너무 좋다는 걸 알고 맨투맨으로 최대한 버텨내겠다는 심산. 그러기 위해선 오리온의 장신 2~3번 라인업을 견뎌낼 비책이 필요했다. 동부는 김종범을 적절히 기했다. 앞선에선 스위치를 시도했다.
또 하나. 김 감독은 "최대한 경기템포를 늦추겠다"라고 했다. 동부는 가용인력이 적다. 그리고 오리온보다 정통센터가 많아 제공권에 우위가 있다. 절대적으로 템포바스켓을 펼쳐야 유리하다. 1차전서는 오리온 특유의 트랜지션 게임에 당했다. 헤인즈와 이승현은 외곽포와 스피드, 속공 마무리 능력을 고루 갖춘 포워드들. 김 감독으로선 공격제한시간을 충분히 사용, 오리온의 공격횟수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자 했다. 오리온의 득점력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세트오펜스를 펼칠 때, 동부는 강점이 있다. 1쿼터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종범을 적절히 활용, 김주성과의 연계플레이가 좋았다. 그리고 2쿼터에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를 최대한 활용했다. 이승현과 장재석, 헤인즈의 오리온 골밑은 더블 팀을 시도하는데, 이때 외곽으로 나온 볼을 두경민, 김주성 등이 잘 처리했다. 다만, 동부는 2쿼터 막판 잦은 턴오버로 다시 주도권을 빼앗겼다.
사실 수비의 경우 맨투멘을 최대한 사용했으나 결과적으로 오리온의 화력을 옳게 막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1차전보다 오리온의 외곽포는 확실히 덜 터졌다. 어차피 김 감독은 맨투맨이 크게 뚫리지 않으면 세트오펜스로 승부를 볼 계획이었다. 때문에 동부는 전반전서 10점 뒤졌지만,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동부는 3쿼터에 대등한 승부로 몰아갔다. 계속해서 골밑 미스매치를 이용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맥키네스의 3점포. 동부는 맥키네스와 벤슨이 포스트에서 오리온의 약한 5번 라인을 공략하는 게 정석적이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김주성이 골밑에 들어가고 맥키네스가 외곽으로 나와서 3점포를 던지는 전술을 사용했다. 맥키네스는 3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4점을 올렸다. 3점포가 터지면서 특유의 힘 있는 골밑 공격에도 신바람을 냈다. 속공 마무리까지 능숙히 했다.
그러나 수비 딜레마를 끝내 완벽히 풀지 못했다. 동부가 맨투맨을 사용하면 2번 미스매치를 극복해야 한다. 오리온은 계속 이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김동욱이 허웅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다 득점, 혹은 외곽 패스아웃을 하는 장면, 문태종이나 최진수가 김종범, 박지현 등을 상대로 골밑에서 1대1 상황이 만들어졌다. 동부는 다시 스위치하려고 했으나 원활하지 않아 오리온에 외곽 찬스를 많이 내줬다. 4쿼터 초반 이승현에게 3점포 2개를 내준 게 대표적인 예다. 결국 동부는 경기 막판 수비 응집력이 흐트러지면서 다시 10점 내외로 끌려갔다. 공격에선 의도대로 템포를 많이 죽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오리온 특유의 강력한 화력을 완벽히 제어하진 못했다. 결국 동부는 벼랑 끝에 몰렸다.
[김주성.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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