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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시청자들까지 행복한 해피엔딩이었을까.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은 비슷한 '막장 드라마'들처럼 마지막회가 되자 순식간에 악역들이 개과천선했다.
만후(손창민)는 득예(전인화) 앞에서 후회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았고, 혜상(박세영)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지난 잘못을 뉘우치듯 멀찌감치서 세훈(도상우)과 사월(백진희)을 바라봤다.
소국자(박원숙)도 눈물로 반성하고 홍도(송하윤)의 집에서 일하는 신세가 되었으나 홍도 가족과 나름 살갑게 지냈다. 시로(최대철)는 무릎 꿇고 사죄했으며, 혜상의 구속에 결정적인 증언도 했다.
소위 '막장 드라마'로 비판 받는 드라마들의 공식처럼 이번에도 악역들의 개과천선은 한 회만에 손쉽게 이뤄졌다. 이들을 용서하는 주인공들의 따뜻한 마음씨도 여전했다.
득예와 사월도 "고맙다, 사월아. 내 딸로 태어나줘서. 넌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이야", "엄마, 저 태어나길 잘한 거 같아요" 하고 웃었지만, 방영 내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한 것을 떠올리면 썩 속시원한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참회'와 '용서'의 무게 같은 깊은 고민이나 가슴을 울리는 교훈은 없었다. 마지막회에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기 위해 서둘러 마무리지은 느낌만 역력했다.
'막장 드라마'들은 갈등을 고조시키기 위해 결말에 이를 때까지 극단적인 사건을 잇따라 배치한 뒤 일제히 갈등을 해소시키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악역들이 갑자기 개과천선하는 데다가 악역을 대하는 다른 인물들의 성격도 급선회하는 탓에 개연성을 깎아 먹는 결과만 낳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반복하며 스스로 '막장 드라마'의 틀에 갇히는 셈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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