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면서 얻는 것도 있다."
미국, 일본에서 진행 중인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부 구단들은 우천, 추위 등으로 몇 차례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대부분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상태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쨌든 경기를 치르면 결과는 나온다. 그리고 구단들끼리 자연스럽게 성적이 비교 된다. 연습경기라도 해도 좋은 성적을 낸 팀들은 시즌 준비가 잘 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팀들은 상대적으로 의기소침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WBC 4강과 준우승, 프리미어12 우승을 일궈낸 김인식 감독은 "감독은 300패쯤 해봐야 보는 눈이 생긴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300패는 '야구를 하면서 항상 이길 수 없으니 지면서도 느껴보고 배울 수 있다'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
지난해 한 해설자는 "야구는 이기면 좋다. 하지만, 우리가 못해도 상대가 더 못해서 이길 수도 있는 게 야구다. 그래서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 이긴다고 해서 모든 파트에서 제 몫을 한 건 아니다. 계속 이기면 작은 문제들을 간과하다 나중에 더 큰 위기에 빠지곤 한다"라고 했다.
일리가 있다. 이기면 기쁨이 앞선 나머지 작은 문제들을 캐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문제점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지면 팀 내부적으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그래서 감독과 코치들은 장기레이스에서의 눈 앞의 1승과 1패에 집착하지 않는다. 패배해보면 감독만큼 선수들도 문제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나아가 개선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만큼 져볼 수 있는 기회도 없다. 아무래도 정규시즌은 그 자체로 팀과 개개인의 성적으로 연결되는 무대이니 결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져보면 정규시즌에 앞서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국내구단들이 여전히 한 수 위의 일본 구단들과의 연습경기를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오키나와리그는 매력이 있다.
▲상위권 후보도, 중위권 후보도 진다
현재 10개구단의 연습경기 중간전적을 살펴보면, 잘 나가는 팀도 있고, 저조한 팀도 있다. 최근 연습경기 5연승을 달린 LG를 비롯해 전력이 약화된 삼성도 순항 중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스서 일본 구단들을 상대로 1무4패에 그쳤다. 연습경기서 아직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객관적 전력이 중위권인 KIA도 연습경기 성적은 신통치 않다. 9전 전패 수모를 당했던 지난해보다는 낫지만, 올해도 2승1무8패로 좋지 않다. 결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는 상위권 후보도, 중위권으로 예상되는 팀도 많이 질 수 있다. 전혀 이상한 풍경이 아니다.
두산의 경우 타자들은 그럭저럭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투수들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두산의 투수력 자체가 지난해 우승팀 치고는 그리 압도적이지 않다. 선발과 불펜의 불균형도 있는 편이다. 야구관계자들은 국내구단들과 일본 구단들의 경기서 가장 극명하게 비교되는 파트가 마운드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두산 투수들은 5경기를 치르며 좋은 공부를 했다.
KIA의 경우 다른 팀들과는 달리 연습경기 막바지에도 주전과 백업들을 적절히 섞어 최상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기조와 같다. KIA가 지난해 시즌 막판까지 상위권 팀들을 괴롭히며 5강 다툼을 했던 이유 중 하나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9전전패를 하면서 팀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파악, 미리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도 이기고 정규시즌이 개막해도 계속 이기면 가장 좋다. 그러나 연습경기서 지면서 정규시즌에 꼼꼼히 대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스프링캠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