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조 외국선수가 의외로 승부를 가를 수 있다.
KGC와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는 3차전서 끝나지 않았다. 2연패를 당한 삼성. 대반격 주인공은 에릭 와이즈였다. 와이즈는 메인 외국선수가 아니다. 삼성의 메인 외국선수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와이즈는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2~3쿼터에 문태영 혹은 김준일에게 휴식을 주며 골밑에 힘을 보태는 보조 외국선수다.
그런 와이즈가 삼성을 벼랑 끝에서 건져냈다. 라틀리프가 3쿼터 5분39초를 남겨두고 5반칙 퇴장했다. 이후 삼성은 와이즈와 문태영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KGC 찰스 로드와 오세근이 문태영 수비에 집중, 상대적으로 와이즈를 풀어주는 경향은 있었다. 그래도 경기막판 승부처에서 와이즈의 맹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보조 외국선수의 중요성
보조 외국선수는 메인 외국선수보다 비중이 떨어진다. 승부처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맡지 않는다. 하지만, KGC 마리오 리틀, 삼성 와이즈는 자신만의 확실한 롤이 있다. 와이즈는 골밑 공격이 가능한 단신 빅맨이다. 삼성의 최대장점인 골밑 공격의 한 축을 맡는다. 4쿼터에 많이 뛰지 않지만, 6강 플레이오프 1~3차전처럼 승부처서 믿고 맡겨도 될 정도의 역량을 지녔다는 게 확인됐다.
KGC의 골밑 수비력은 리그 정상급 외곽수비력보다 떨어진다. KGC가 올 시즌 최다실점 1위였던 이유. KGC의 메인 골밑요원은 찰스 로드와 오세근이다. 그러나 로드는 좋은 운동능력과 승부욕에 비해 세밀한 공수 테크닉은 다소 떨어진다. 삼성전서도 더블팀을 시도하다 와이즈를 자주 놓쳤다. 오세근은 올 시즌이 끝나면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한다. 예전만큼의 운동능력과 센스가 경기력에 투영되지 않는다. 결국 삼성으로선 라틀리프와 와이즈, 문태영 혹은 김준일이 2~3쿼터에 골밑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와이즈의 존재감은 그래서 특별하다.
리틀도 마찬가지다. 그는 10개 구단 외국선수들 중 3점슛 폭발력이 가장 뛰어나다. 특히 공격제한시간 2~3초를 남긴 상황서 수비수를 달고 던지는 터프샷은 매우 위력적이다. KGC가 리틀의 한 방으로 이겼던 적이 많다. 1~3차전을 통해 플레이오프에는 파급력이 더욱 크다는 게 확인됐다. 리틀은 때로는 팀 공격 밸런스를 무너뜨릴 정도의 무리한 플레이를 한다. 이타적인 플레이에는 약하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이 의도적으로 리틀에게 롤을 부여,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
현재 삼성에선 리틀을 막을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슛이 좋은 선수는 1대1 밀착마크가 좋은 선수가 막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삼성에 그런 선수가 많지 않다. 즉, 리틀의 외곽슛 컨디션만 좋다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확률이 있다. 이정현, 전성현 등과 동시에 기용되면 수비 매치업에선 어려움이 있지만, 공격에선 강점이 있다. KGC는 4쿼터 승부처서도 리틀을 적절히 기용, 재미를 보고 있다.
▲파울트러블
KGC와 삼성의 1~3차전에 유독 파울이 잦았다. 올 시즌 KBL 심판들의 평균연차는 내려갔다. 베테랑 심판들이 옷을 벗거나 비디오판독관 혹은 감독관으로 보직 변경했다. 때문에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심판들이 6강 플레이오프에 대거 투입되고 있다. 실제 농구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KGC와 삼성전, 오리온과 동부전 모두 심판의 경기운영이 매끄럽지는 않다. 한 관계자는 "불지 않아도 될 파울, 예를 들어 볼 없는 지역에서의 파울 콜이 너무 잦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서 KGC와 삼성은 압박수비를 즐긴다. KGC 앞선의 강점이기도 하고, 3차전서는 삼성도 의외의 압박과 함정수비로 재미를 봤다. 자연스럽게 파울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1차전서 4반칙 4명에 5반칙 퇴장 1명, 2차전서 4반칙 6명에 5반칙 퇴장 1명, 3차전서 4반칙 7명에 5반칙 3명이었다. 대부분 주요 멤버였다.
메인 외국선수는 물론이고, 주요 국내선수들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면 수비가 위축되고, 경기흐름을 예상대로 가져갈 수 없는 위험성이 생긴다. 파울트러블에 걸리는 시기가 빠를 경우 2~3쿼터에 해당 선수를 제외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가 있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보조 외국선수의 비중이 커진다. 그런 점에서 KGC와 삼성은 리틀과 와이즈를 잘 활용해야 한다. 두 팀의 최종승자를 가리는 데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리틀과 와이즈의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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