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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대부분 예상대로 오스카 트로피가 돌아갔다. 그러나 몇몇 부문은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콜라이더가 깜짝 놀랄만한 수상 결과 5가지를 꼽았다.
1. 시각 효과상 ‘엑스마키나’
1971년 ‘도라 도라 도라’가 ‘패튼 대전차 군단’을 누르고 시각효과상을 받은 이래로, 지난 45년 동안 작품상 후보작이 시각효과상을 받지 않은 적이 없었다(‘패튼 대전차 군단’은 작품, 감독, 남우주연, 각본, 미술, 음향, 편집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작품상 후보에 오른‘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레버넌트’를 점쳤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영국 아카데미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했지만, 가능성이 낮았다. 그러나 결국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엑스마키나’의 사라 바넷에게 돌아갔다.
2. ‘크리드’ 실베스터 스탤론 남우조연상 고배
만약 실베스터 스탤론이 받았다면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될 뻔했다. ‘록키’의 배우가 40년의 시간이 흘러 똑같은 캐릭터로 아카데미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한 캐릭터가 40년의 시간차를 두고 아카데미에 지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비록 배우조합상 후보에는 지명되지 못했지만, 많은 비평가들은 그의 수상을 의심하지 않았다. 실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어 수상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아카데미의 선택은 ‘스파이 브릿지’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소련 스파이 역을 맡았던 마크 라이런스였다. 물론, 마크 라이런스의 연기도 훌륭했다.
“걱정한다고 달라질게 있겠소?”는 영화역사에 남을 명대사다.
3. ‘007 스펙터’의 주제가상 수상
모든 사람이 미국 대학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더 헌팅 그라운드’의 주제가 ‘틸 잇 해픈 투 유(Ti1 It Happens to You)’를 예측했다. 레이디 가가는 시상식 무대에서 성폭력에 저항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오스카 트로피는 ‘007 스펙터’의 주제가 ‘라이팅즈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을 부른 샘 스미스에게 돌아갔다.
샘 스미스는 축하 공연을 부를 때 컨디션이 나빴는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오스카 무대는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었다. 노래는 끔찍했다. 나는 모든 순간이 싫었다”고 말했다.
4.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기술부문 싹쓸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분장상, 미술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의상상, 편집상을 휩쓸며 6관왕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레버넌트’가 음향상, 시각효과상 등 몇몇 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결국 승자는 ‘매드맥스’였다. 시각효과상까지 가져갔다면 완전 싹쓸이었다. ‘엑스마키나’는 기분 좋은 하루였다.
편집상은 조지 밀러 감독의 부인인 마가렛 식셀이 받았다. 조지 밀러 감독은 부인에게 “당신이 이 영화를 편집해야만 돼. 왜냐하면 다른 액션영화와는 다르거든”이라고 말했다. 마거릿 식셀은 이 영화까지 편집한 작품이 7편밖에 되지 않았다. 마지막 영화는 남편 조지 밀러가 연출한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2006)였다.
5. ‘스포트라이트’ 작품상 수상
애초부터 ‘빅쇼트’ ‘레버넌트’ ‘스포트라이트’ 3파전이었다.
‘빅쇼트’는 제작자협회상(PGA)을 받았다. 지난 26년간 19번이나 제작협회상(PGA)과 아카데미 작품상이 일치했다. 지난해 ‘버드맨’을 비롯해 ‘노예12년’ ‘아르고’ ‘아티스트’ ‘킹스스피치’ ‘허트 로커’ ‘슬럼덕 밀리어네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이 두 상을 동시에 받았다. ‘빅쇼트’의 수상 확률이 높은 이유다.
‘레버넌트’는 감독조합상(DGA)을 받았다. 감독조합상 수상작품은 지난 66차례 동안 단 14차례만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지 못했을 정도로 수상 가능성이 높았다.
‘스포트라이트’는 배우조합상(SGA) 캐스팅상을 받았다. 지난 20년 동안 10번이나 배우조합상 캐스팅상을 받은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버드맨’, 3년 전에는 ‘아르고’가 두 상을 연속으로 받았다.
전문가들은 ‘빅쇼트’와 ‘레버넌트’가 작품상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국 정론직필의 힘을 다룬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다.
‘스포트라이트’는 작품상과 각본상(조쉬 싱어, 톰 맥카시)을 받았다. 작품상이 다른 부문에서 1개만 수상한 것은 1953년 제2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지상 최대의 쇼’가 작품상과 원작상을 받은 이래로 처음이다.
물론, ‘스포트라이트’가 작품상을 받았다고 해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실화를 다룬 영화인데다 언론의 사명감을 강조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이렇다.
“옳은 편에 서라!”
[사진 제공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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