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동부는 세대교체 과도기다."
동부는 6강 플레이오프서 오리온에 3연패, 시즌을 마감했다. 김주성과 로드 벤슨의 정상적이지 않은 몸 상태가 결정적 악재였다. 골밑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정통센터가 없는 오리온의 약점을 공략하지 못했다. 웬델 맥키네스가 그나마 제 몫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응집력이 떨어졌다. 무리한 플레이도 많이 했다.
외곽에선 오리온의 장신 라인업을 봉쇄하지 못했다. 장신 포워드가 많은 오리온은 김동욱, 문태종 등을 2번으로 쓸 수 있다. 미스매치 효과를 누린다. 그러나 동부가 허웅 혹은 두경민을 빼면 공격에 어려움이 생긴다. 더구나 동부는 오리온의 효율성 높은 패스게임과 외곽포에 대비, 지역방어를 사용하기 어려웠다. (1차전서 지역방어를 오래 쓰다 104실점) 결국 맨투맨과 더블 팀+로테이션만이 살 길. 하지만, 로테이션을 도는 김주성과 벤슨이 경기력의 한계로 외곽으로 길게 나가지 못하면서 수비조직력에 균열이 생겼다. 반대로 오리온의 장신자들을 수비하느라 체력 소모가 컸던 허웅과 두경민은 외곽슛 밸런스가 깨졌다. 결국 동부가 이길 수 없는 시리즈였다.
▲미완의 세대교체
올 시즌 동부는 허웅과 두경민의 성장이 최대 수확이다. 두 사람은 김 감독 부임과 동시에 주전 1~2번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에는 기량이 더욱 좋아졌다. 김 감독은 두 사람에게 1번과 2번 역할을 구분, 고정시키지 않았다. 언제든지 1~2번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게 했다. 허웅은 수비력과 클러치능력이 좋아졌다. 두경민은 간결한 농구에 눈을 떴다. 외곽슛 테크닉도 좋아졌다. 원 드리블 점퍼, 스톱 점퍼, 뱅크슛을 장착했다.
하지만, 장기레이스에서의 페이스 조절능력은 떨어졌다. 시즌 막판 두 사람은 나란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두경민보다 허웅이 더욱 심했다. 두 사람 모두 6강 플레이오프서도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오리온의 장신 2번 수비 부담이 컸고, 과도한 수비 에너지 분출이 공격에서의 체력 약화에 의한 슛 밸런스 균열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두 사람을 두고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더 해야 한다"라고 했다. '더 해야 한다'의 의미가 시즌 막판, 6강 플레이오프서 명확히 드러났다. 냉정히 볼 때 아직 두경민과 허웅이 팀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나가는 능력은 떨어진다.
나머지 포지션에선 리빌딩이 필요하다. 김주성과 윤호영은 노쇠화와 부상으로 완연한 하락세다. 확실한 스몰포워드 요원도 부족하다.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결국 김주성과 벤슨의 몸 상태가 나빠지자 대체할 카드가 부족했다. 결국 다양한 카드를 보유한 오리온을 극복하지 못했다.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윤호영 공백도 컸다. 김 감독은 "골밑과 외곽 모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지금은 과도기"라고 했다.
▲완전체 향한 고민
동부는 김주성, 윤호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그리고 허웅, 두경민과 함께할 중심 축들을 새롭게 꾸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은 "주성이는 1년 남았다"라고 했다. 사실상 김주성이 다음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뜻. 동부는 올 시즌에도 이 작업을 위해 김주성과 윤호영 출전 시간을 조절하면서 대안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부상 공백이 생겨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이번 비 시즌은 중요하다. 김영만 감독과 구단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FA 혹은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거나, 올 가을 신인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를 영입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빅3 중 1명을 잡는 게 절실하다. 김 감독은 "우리 팀에 어떤 선수가 맞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괜찮은 선수들"이라고 했다.
신인드래프트서 빅3 중 한 명을 뽑으면 기존의 강력한 골밑 위주의 컬러를 유지, 보수 할 수 있다. 그러나 빅3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그럴 경우 허웅과 두경민 중심으로 팀 컬러 자체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동부는 허웅과 두경민의 군 복무 시기를 잘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동부는 올 시즌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안았다. 분명한 건 동부 농구는 변화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동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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