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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영재발굴단'은 여타 영재 관련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아이들의 재능을 시험하고 무작정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초점이 맞춰진다. 조금은 특별한 영재들의 이야기에 제작진의 애정이 더해지면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설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편성된 '영재발굴단'은 스펙타클한 한해를 보냈다. '영재발굴단' 김재원PD를 비롯 제작진들은 1년여간 다양한 포맷 속에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거듭해 지금의 '영재발굴단'을 완성했다.
김재원PD는 "영재라는 개념 자체를 성립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파일럿으로 선보일 당시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기에 지금의 '영재발굴단'을 만들기까지 많은 부분을 다듬어야 했다.
"지금처럼 자리잡기가 힘들었어요.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많이 있었죠.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를 확립하는 단계가 있었어요. 그 단계가 있어서 지금 큰 틀이 만들어졌죠. 저도 아이가 둘 있고 메인 작가들도 다 아이가 있어요. 육아를 하면서 일하는 입장이죠. 그래서 더 육아에 대한 지식을 알고싶어 하고 실제로 도움 받고 싶어해요. 기본적으로 아이를 바라볼 때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죠."
프로그램 정체성이 확립되기 시작하니 프로그램 자체도 살아났다. 김PD는 "처음엔 단순히 아이의 재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으려 했음에도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며 "그런 부분에서 벗어나려 했고, 자꾸 보다 보니 아이들의 공통점이 보였다"고 밝혔다.
"영재들의 특징은 기질이 굉장히 세다는 거예요. 단순히 부모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아이들이죠. 한가지에 푹 빠져서 뇌를 써요. 한 번 생각해봤어요. 단순히 시스템 안에서 말을 잘 듣고 자란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지, 뭐 하나에 미친 아이가 세상을 바꿀지. 뭐 하나에 빠진 아이들을 보면 별의별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아이들을 키워주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재원PD는 아이들의 '성장'에 집중했다. 다양한 아이템을 접목시키는 것 역시 아이의 성장을 위한 것. 한가지에만 빠져 있는 것을 집착으로만 볼게 아니라 이를 성장시키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판단했다.
"아이니까 지금 뭘 해도 성장하는 시기에요. 뭘 해도 대단해질 수 있는 시기인 거죠. 이런 아이들을 응원해줘야 해요. 사실 응원하고 필요한 것들을 해줄 수 있는게 꿈을 키워주는 방법 같아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죠. 그런 부분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솔직히 너무 모르고 시작했어요. 파일럿은 전혀 다른 성향의 프로그램이었죠."
김재원PD는 초반 다소 명확하지 못했던 프로그램 성향을 인정했다. 현 교육의 문제점이나 그런 환경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들여다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프로그램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아이템이 '괴짜발명왕' 친구예요. 발명에 소질이 있는 친구였는데 그런 성격으로 인해 심하게 왕따를 당했죠. 근데 로봇공학자 데니스홍을 만나게 해주니 엄청나게 변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로봇 공학자와 이야기를 나눈 뒤 아이가 바뀌는 걸 보고 저도 뭉클해졌어요. 아이가 가진 능력이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니게 보여질 수 있고 정도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 능력을 뛰어나 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객관적으로 아주 뛰어나지 않아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점이 중요한 거죠. 멘토의 한마디가 아이를 변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진짜 필요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영재발굴단' 제작진 역시 방송이 거듭되면서 많은 부분을 배우며 수정하고 있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보며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더 고민하고 있고, 옛 위인들의 삶을 돌아보며 적합한 교육을 전달하고 있다.
"사실은 저희가 처음부터 교육에 대해 잘 알아서 프로그램을 시작한 게 아니에요. 하다 보니 영역이 넓어진 거죠. 대단해질 수 있는 여러 아이들을 다른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한편 SBS '영재발굴단'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김재원PD.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MD인터뷰②]에 계속..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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